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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9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에서 긴급자산매입프로그램(PEPP) 축소를 발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관련 발표에 따라 유로화 가치나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PEPP 축소 관측은 2주 전부터 ECB 관계자들이 테이퍼링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급부상했다. 여기에 지난달 31일 발표된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3%를 기록하는 등 10년여 만에 최고치로 오르자 빠르면 오는 9일 회의에서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현재 유럽 국채시장에서는 PEPP 테이퍼링 가능성을 반영하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유럽 국채시장의 기준물인 독일 10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8월 저점 마이너스(-)0.5%에서 이달 3일 -0.36%로 14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유로 가치는 1.6% 올랐다.
투자은행 UBS의 로한 카나 금리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ECB 내부에서 위기 때 도입한 부양책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작년부터 ECB는 신규 발행된 국채 발행 물량을 모두 흡수 중인데 이런 추세가 올해도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테이퍼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PEPP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3월 개시됐다.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APP)에 더해진 별개의 조처로 총 1조8500억유로 규모(월간 평균 매입액은 800억유로)이고 기한은 내년 3월 말이다. APP를 통한 기존 매입 국채뿐 아니라 신용등급이 낮아 대상에서 제외된 그리스 국채나 비(非)금융 기업이 발행한 기업어음(CP) 등도 사들인다.
전문가 사이에서 PEPP 감액 규모는 월간 100~200억유로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이퍼링 후 첫 월간 평균 매입액은 600~700억유로가 되고 그 뒤 점진적으로 축소돼 내년 3월 말 완전히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된다.
ECB가 PEPP 테이퍼링을 발표해도 APP 등 기존 자산매입 정책은 계속된다고 밝히는 등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PP의 지속성을 강조하면서 자산매입 종료에 뒤따르는 기준금리 인상 등 긴죽 우려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로이터통신의 이코노미스트 설문에 따르면 APP가 종료되려면 최소 2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전문가는 PEPP 테이퍼링이 오는 12월16일 회의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재 유럽연합(EU) 성인의 7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등 경제 완전 정상화의 여건이 무르익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발 영향을 추가 확인하고 싶은 것이 ECB 관계자 다수의 입장이라는 이유에서다.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길레스 모에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12월에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고 노무라의 치아라 장가렐리 유럽담당 이코노미스트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씨티 역시 9월 테이퍼링 발표는 시기상조라며 4분기 중 발표를 전망했다.
로이터는 이번 주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발표되고 금융시장이 이를 매파적으로 해석하면 유로화와 유로존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면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금융시장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을 짚었다. 금융시장이 완화적 기조를 강조하려는 라가르드 총재의 의도와 다르게 매파적으로 해석하는 커뮤니케이션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츠의 제임스 애티 투자담당 매니저는 9월 ECB의 테이퍼링을 예상하고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채 금리 급등에 베팅 중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지난 3일 0.55%로 지난 20일 0.55% 대비 16bp 상승했다. 프랑스 10년물 금리는 -0.02%로 지난 20일 대비 13bp 올랐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