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상장법인의 성별임금격차가 35.9%, 공공기관의 경우 27.8%로 지난해보다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는 올해 양성평등주간 중 목요일을 '양성평등 임금의 날'로 하고, 상장법인과 공공기관 근로자의 성별임금격차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상장법인 전체의 남성 평균임금은 7980만원, 여성 평균임금은 5110만원으로 상장법인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의 성별격차는 35.9%로 나타났다. 올해 발표된 이코노미스트 유리천장지수 내 '성별임금격차'의 OECD 평균은 12.8%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다만 성별 임금격차는 2019년 대비 0.8%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2020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기업 및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공개된 개별 공공기관의 성별임금 관련 정보를 전수 조사‧분석하는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상장기업 조사·분석은 올해 처음으로 실시됐다.
[사진=여성가족부] |
한편 지난 2년 간의 성별임금자료를 모두 공시한 기업(2029개) 중 2019년 대비 2020년 성별 임금격차가 완화된 기업은 54.8%(1112개)로 조사됐다.
또 전체 상장기업의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2.2년, 여성 평균 근속연수는 8.2년으로,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32.6%로, 그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근속연수 격차가 큰 구간일수록 해당 구간의 기업 내 근로자의 성별임금격차도 크게 나타났다. 특히 성별 근속연수 격차와 성별 임금격차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성별 근속연수 격차가 클수록 성별임금격차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개별 기업별로는 성별 근속연수 격차가 평균보다 낮아도 성별 임금격차는 평균보다 높은 경우도 나타났다. 이는 임금이 근속연수 외에 직급과 근로형태 등 다양한 변인들의 결과 때문으로 여가부는 분석했다.
[사진=여성가족부] |
산업별 성별임금 현황을 보면, 남녀 근로자 모두 1인당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산업은 금융 및 보험업인데, 성별 임금격차는 41.4%로 전체 성별임금 격차인 35.9%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융 및 보험업의 경우, 성별 임금격차와 상관관계가 있는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10.1%로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 해당 업종의 경우 성별 근속연수 격차보다 낮은 여성 대표성 등이 성별 임금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성별 근속연수 격차가 성별 임금격차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차가 가장 큰 산업은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48.5%)인데, 해당 산업의 경우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가 8.6년, 여성 근로자의 근속연수는 3.9년으로 성별 근속연수격차(54.7%)가 전체 산업 중 가장 크게 나타났다.
2020년 성별 임금 현황을 공시한 369개 공공기관의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의 성별격차를 조사한 결과, 공공기관 전체의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7760만원, 여성 1인당 평균임금은 5610만원으로 공공기관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의 성별격차는 27.8%로 나타났고, 2019년 28.6% 대비 소폭(0.8%p) 감소했다.
전체 공공기관의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3.8년, 여성 평균 근속연수는 8.8년,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36.1%으로 전년(38.2%)대비 2.1%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원인 파악이 선행되어야 하나, 현행 전자공시시스템상에는 기업별로 성별 근로자의 연간 급여 총액과 1인 평균 급여액만을 공시하도록 돼 있어 성별 임금 격차의 구체적 원인 등을 파악‧분석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제4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08.26 pangbin@newspim.com |
정부는 상장법인과 공공기관의 경영공시 항목의 성별분리항목을 확대해 오고 있는데, 앞으로 전자공시시스템상에서 고용형태와 직급, 등기‧미등기 임원별 임금 정보가 성별로 분리되어 공시될 필요가 있다고 여가부는 지적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일터에서의 모‧부성 보호 제도 확대, 가족친화인증제도 내실화 및 인증기업 확대 등을 통해 남녀 근로자 모두의 근속연수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여성의 관리자 진출 등 여성 대표성 제고 지원을 위해 기업의 성별균형적 인사관리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으며, 여성 경력단절 예방 지원을 강화하고 맞춤형 여성 고용유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내년도 예산도 확보하여 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결국 고용시장으로의 진입과 유리천장 해소, 성별 업종분리, 고용 형태 등 노동시장에서의 전반적인 성격차 해소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여성가족부는 재직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고용 유지를 위한 정책을 강화해나가고 기업 내 성별 다양성 제고 등 노동시장에서의 성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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