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진 부장검사, 윤석열 징계취소소송서 증언
"권언유착 부분은 수사 안해"…내달 변론종결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른바 '채널A 강요미수' 사건 당시 대검찰청 형사1과장이었던 현직 부장검사가 "권언유착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 없이 검언유착 수사만 편협적으로 진행됐다"고 법정 증언했다.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는 3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정용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처분 취소 청구소송 2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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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께 드리는 윤석열의 약속> 부동산편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2021.08.29 leehs@newspim.com |
윤 전 총장 측 대리인은 지난해 4월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서 '검언유착'과 '권언유착' 양쪽 수사가 진행됐냐고 물었고, 박 부장검사는 "그렇게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주로 수사를 진행한 부분은 검언유착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박 부장검사는 "(MBC의) 함정취재 관련 부분은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받은 적이 거의 없고 한참 뒤인 7월 중순에야 제보자였던 지모 씨라든지 MBC 기자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장의 지시는 검언유착과 권언유착 양갈래 수사를 하라는 것이었는데 전자에 비해 후자가 덜 된 부분이 핵심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또 김관정 당시 대검 형사부장의 지시로 중앙지검 수사팀이 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 보고서를 검토한 뒤 의견을 정리했다고 했다.
박 부장검사는 이와 관련해 "이 전 기자에 대해서는 강요미수죄 성립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한동훈 검사장의 혐의는 인정이 어렵고 소명 정도가 낮다고 정리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이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면서 낸 진정서와 관련 자료를 본 뒤에는 이 전 기자의 혐의에 대해서도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진정서에는 중앙지검에서 온 보고서에 포함이 안 된 내용이 많았고 그걸 보고 (강요미수)죄가 될까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며 "이 전 기자에게 혐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기초부터 흔들리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날 법무부 측 대리인은 '검언유착 보도 이후 방송사끼리 갈등이 있던 상황에서 권언유착을 보도했고 한 검사장 문제도 불거진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고 박 부장검사는 "방송사 간 갈등은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당시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보고서에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혐의가 없다고 단정지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 소신에 따른 것"이라며 "당시 수사방향이 양갈래가 아닌 한쪽으로 편협하게 진행돼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측근인 한 검사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하게 하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해 수사지휘권을 부당하게 행사한 혐의 등으로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받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내달 16일 다음 기일을 열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