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택한 아프간인 '특별공로자' 인터뷰
[서울=뉴스핌] 신호영 인턴기자 = 26일 오후 국내 입국 예정인 아프가니스탄인들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을 피해 탈출을 도운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외교부는 이날 지난 25일 카불 공항을 떠난 아프간인들이 국내 입국 전 중간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인터뷰한 영상을 공개했다. 외교부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들은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 등에서 근무하며 한국 정부의 아프간 재건사업을 지원해온 사람들이다.
[서울=뉴스핌]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들이 외교부에서 발급한 여행증명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2021.08.25 photo@newspim.com |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에서 일한 남성 A씨는 "한국 정부가 우리를 카불 공항 안으로 이송시키기 위해 밤낮 없이 도왔다"며 "마음 속 깊이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레반은 누가 한국과 일했는지 찾으려 했다"며 "나와 가족에겐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불 공항까지 오는 것도 힘들었지만, 공항 입구에는 여권 소지 여부에 관계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한국행을 희망한 이유에 대해 "한국 사람들과 2년 일했다. 매우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답했다.
한국 대사관에서 2년 4개월간 일한 아프간 여성 B씨는 남편과 함께 두 아이를 데리고 한국 땅을 밟기로 결정했다.
B씨는 "카불 공항까지 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며 "공항으로 오는 길에 탈레반 검문소를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속도로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도로는 이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B씨는 "(한국측과) 일주일동안 매일 전자우편을 통해 소통하며 상황을 공유했다. 대사관 측에서 일찍부터 집결 장소를 알려줘 여행증서를 받아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는 말밖에 전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다른 아프간 남성 C씨는 "탈레반이 외국 기관과 일했다는 이유로 우리를 해칠 수 있어 위협을 느꼈다"고 했다. "아침 일찍 (카불)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탈레반이 막아섰다. 차량을 옮겨 탄 뒤 다른 입구로 향해서야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정부가 공항 안까지 올 수 있도록 안전을 확보해 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청와대와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아프간인 철수 작전에 버스를 투입해 아프간과 거래 관계에 있던 미국의 협조를 얻어 이들을 이동시켰다. 덕분에 당초 400여명의 아프간 조력인 중 공항에 도착한 26명 외에도 한국행을 희망하는 아프간인들이 거의 대부분 공항 안으로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shinhor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