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논의한 적 없어 공약 사실도 몰랐다"
지역정가 "치적 쌓기…랜드마크 되지도 않을 것"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광주시가 2030년 5·18 민주화운동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000억원을 들여 기념타워 건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념타워가 건립되면 5·18 민주화정신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정작 5·18 민주화운동 관계자들은 5·18기념타워 건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칫 이용섭 광주시장의 치적 쌓기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광주시는 당사자인 5·18단체 관계자들은 배제한 채 기념타워를 건립 공약을 내세웠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1.05.16 kh10890@newspim.com |
20일 뉴스핌이 5·18재단, 유족회, 구속부상자회 등에 5·18기념타워에 대해 의견을 묻자 "기념타워를 건립 공약을 내세우겠다는 공약에 대해 논의한 바 없어 추진하려는지도 몰랐다"고 답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건립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건물, 공원 등이 이미 많은 상태에서 내년 치러질 선거를 대비한 치적 쌓기용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내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각 정당과 대선후보들에게 건의할 12대 공약과제 75개 세부사업을 최종 확정·발표했다.
광주시는 아시아 문화 중심도시로서의 축적된 문화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5·18기념타워인 G-Twin Tower를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광주시가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각 정당과 대선후보들에게 건의할 12대 공약과제 중 하나인 5·18 기념타워 건립 사업 계획안 2021.08.20 kh10890@newspim.com |
광주시에 따르면 G-Twin Tower는 사업비 1000억원을 들여 2023~2028년까지 6년여간의 공사를 거쳐 면적 약 2만㎡(6만 500평), 50층 규모의 200m의 높이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념타워가 건립되면 기념공간, 전시관, 회의장과 전망대 등으로 사용할 수 있어 문화관광, 문화산업에 경제적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가 한 관계자는 "이용섭 시장은 지난 2018년에도 518m 높이의 타워를 건립한다고 했다가 시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며 "5·18공원도 있고, 기념관, 교육관 등 5·18 관련 시설들이 무수히 많은데 이것들도 관리를 못하는 상황에서 타워를 왜 지으려는 것인지 이해가 안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에 일자리가 없어 타 도시로 떠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먹고 살 것 없어도 5·18 정신만 기리면 된다는 것인지 의문이다"며 "치적 쌓기용으로 기념타워를 세운다고 해서 에펠탑처럼 랜드마크가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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