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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재집권이 아프간 여성에게 공포인 이유

기사입력 : 2021년08월18일 13:45

최종수정 : 2021년08월18일 14:39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자 아프간 여성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과거 집권 당시(1996~2001년)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에 따라 여성에게 행해진 각종 인권 탄압의 악몽이 부활할 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들고 탈레반 집권 반대 시위하는 여성. 2021.08.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숨겨야 산다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정부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것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시내 길거리에는 여성들이 증발하고 사라졌다. 상점 주인들은 여성이 모델인 광고물 떼기에 바빴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17일(현지시간) 거리에는 벌써부터 이슬람 전통의상인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이 목격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온 몸을 가리는 부르카는 탈레반이 과거 통치했을 당시 아프간 여성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외출복이었다. 당시 탈레반의 이른바 '풍속경찰'(moral police)은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아 신체 일부를 노출한 여성을 단속했는데, 길거리에서 마구 채찍질 하는 등 엄격한 형벌을 내렸다. 일반인 남성이 여성을 무작위 폭행하는 사건도 비일비재했다. 

부르카를 쓴 아프간 여성이 장갑차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01.11.04 [사진=로이터 뉴스핌]

수도 카불까지 함락됐다는 소식에 처벌이 두려운 여성들이 부르카를 찾아 입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카불 시내 부르카 가격은 수요 급증으로 최대 10배까지 뛰었다. 상점 앞에 선 익명의 여성 A씨는 가디언에 "작년에 200아프가니(약 3000원)였던 부르카 한 벌 가격이 지금은 2000~3000아프가니"라고 알렸다. 

이밖에 여성은 외출시 남성 가족과 동행해야 한다는 엄격한 샤리아법에 따라 부르카를 사러 가는 일도 만만치 않다. CNN방송이 취재한 여성 A씨는 집에 당장 입을 만한 부르카는 한두벌 뿐이기에 어머니와 자신의 여자 형제끼리 나눠입고 있다고 알렸다. 그는 "최악의 경우, 부르카가 없다면 이불보 같은 것으로 큰 스카프를 만들어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간 여성의 자유는 탈레반이 카불에 왔다는 소식이 들려온 순간 사라졌다. 더가디언의 카불 통신원인 여대학생 B씨는 여성 기숙사 밖으로 황급히 뛰쳐 나오는 학생 무리를 보고 상황을 물었고, "경찰이 우리보고 나가라 했다. 탈레반이 오고 있다면서, 부르카를 안 입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면 때린다고 했다"고 들었다. 

부르카 착용과 외출시 남성 보호자 동행 말고도 그 당시에 여성은 중등교육 이상 허용되지 않았다. 이밖에 여성은 취업, 정치 등 거의 모든 사회생활로부터 배제됐다.

통신원 B씨와 동료 학생들은 집으로 피신하기 위해 택시를 타려고 했지만 남성 보호자가 옆에 없는 여성을 태울 수는 없다며 기사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한다.

길거리에 내몰린 B씨 일행은 "부르카를 입어라" "너희들이 길거리에 나올 수 있는 마지막날이네" "하루 안에 너희 4명을 부인으로 들이겠다" 등의 조롱을 들어야 했다. 

특히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아프가니스탄 타하르 지역에서 온몸을 다 가리는 의복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한 여성이 총에 맞아 숨졌다.

이는 탈레반이 20년 전과 다른 온건한 통치를 표방했지만 실제 그럴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 "여성 권리 존중" 변화 약속 지켜질까 

탈레반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전쟁 종료를 선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와 함께 사면령이 선포됐기에 이전 정부 관계자 등을 처벌하지 않겠다면서 탈레반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탈레반이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여성의 외출과 취업, 교육 등을 허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부르카까진 아니어도 머리와 목만 가리는 히잡 착용 의무화 조치를 시사한 대목이다.

실제로 이날 현지 뉴스방송 채널인 톨로뉴스는 탈레반 미디어팀 소속 간부인 몰로이 압둘하크 헤마드와 인터뷰를 송출했는데, 앵커는 히잡을 쓴 여성이었다. 아프간 여성이 탈레반 간부와 대면 인터뷰한 장면이 방영된 것은 최초다. 

톨로뉴스 측이 공개한 탈레반 간부 방송 인터뷰 장면. 2021.08.17 [사진=트위터]

아프간 주요 방송사들을 손에 넣은 탈레반이 마치 보란듯이 여성 권리 존중의 한 장면을 보여준 것이다. 톨로뉴스 방송은 "오늘도 여성 앵커가 뉴스를 진행했다"고 공식 트위터에 홍보했다. 

그러나 이는 선전용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속속히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프간 국영 TV의 간판 앵커인 카디자 아민 등 여성 직원들이 무기한 정직을 당했다. 아민은 "탈레반은 탈레반일 뿐이다.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NYT는 두 앵커 간의 서로 다른 사례가 "아프간 여성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아프간 여성들이 정말 두려운 것은 탈레반 집권 2기의 인권탄압이 어느 정도일 것이냐다. 탈레반은 여성의 권리 존중을 약속했다. 국제사회가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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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尹지지율 0.9%p↑, 27.8%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7.8%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9.8%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4%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에 비해 0.9%포인트(p) 상승했고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2.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1.4% '잘 못함' 76.8%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5%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2% '잘 못함' 83.0%, 50대는 '잘함' 23.6% '잘 못함' 74.6%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1.8% '잘 못함' 6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8.4% '잘 못함' 45.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3.9%, '잘 못함'은 73.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6.0% '잘 못함' 72.8%, 대전·충청·세종 '잘함' 29.8% '잘 못함' 63.6%, 강원·제주 '잘함' 15.4% '잘 못함' 82.1%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28.6% '잘 못함' 68.7%, 대구·경북은 '잘함' 47.8% '잘 못함' 49.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22.9% '잘 못함' 75.9%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3.5% '잘 못함' 74.9%, 여성은 '잘함' 32.1% '잘 못함' 64.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적쇄신 약속과 APEC·G20 정상외교 활약,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1심 판결(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때문에 보수층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 30% 회복 여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 인사들의 기용 여부와 김건희 여사 특검 여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야권은 김건희 여사 특검·채 상병 사건 관련 국정조사 등 정치적 반격을 노리고 있어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세 유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형식적으로나마 보여준 게 보수층 결집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지지율이) 조금 더 오를 수도 있었는데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 판결 때문에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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