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1조' 달성 한샘, 지난해 이은 '매출 2조' 돌파 무난할 듯
해외 가설공사 수주 및 온라인 강화, 현대리바트 하반기 기대감↑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 가구, 인테리어 업계 주요 업체들의 올해 하반기 이후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세계적인 '원자재 쇼크'로 가구·인테리어 자재 가격이 연달아 인상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리모델링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들 업체들의 최근 실적에서 이같은 원가압박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지워진 상황이다.
한샘의 경우 리모델링 부문을 담당하는 리하우스 사업부가 지난 2분기는 물론 올해 하반기 성장의 주축이다. 한샘은 상반기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이어 올해도 매출액 2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한샘이 지난 6월 개장한 '롯데 메종 동부산' 디자인파크 매장 모습. [사진=한샘] 2021.07.15 photo@newspim.com |
맞수인 현대리바트 지난 1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해 대조를 이뤘다. 가구·인테리어 업계의 거세진 경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투자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는 물론 하반기는 중동 가설공사 등 해외사업 매출액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샘 올해도 '매출 2조' 무난 전망, 현대리바트는 과연?
8일 가구,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한샘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9.6% 증가한 568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276억원이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675억원, 영업이익은 931억원으로 3년만에 매출액 2조원을 다시 돌파했다. 이날 기준 올해 한샘 매출액, 영업이익 기대치 평균은 각각 2조2960억원, 1138억원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세계적인 코로나19 경기침체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원자재 수요는 물론 해운·항공 운임과 물류비가 크게 치솟았다. 원자재 쇼크 및 물류대란이 전 산업 부문을 강타한 상황이다. 가구, 인테리어 업계도 마찬가지 사정이다.
가구업체들은 상반기 평균 10% 안팎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한샘도 두 차례 인상을 통해 품목별로 4~5% 인상한 상황이다. 목재 구입가 급등으로 가구류 주요 자재인 파티클보드(PB)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까지 1매당 8000원가량인 PB 가격은 올해 상반기 1만3000원 62% 상승했다.
가구, 인테리어 업계의 원가압박이 가중된 상황이지만 대신 수요도 크게 늘었다. 한샘의 경우 가정 내 리모델링을 담당하는 리하우스 사업부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2분기 전체 B2C 부문 매출액은 405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8% 늘었다.
같은 기간 주방가구를 포함한 리모델링 전반은 2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 늘었다. 주방가구 제외 리하우스 사업부 매출액은 1790억원으로 전년보다 31.9% 증가했다. 한샘의 리하우스 경쟁력은 표준화된 디자인 패키지를 기반으로 전국 800여개 대리점을 통한 수주를 직접 시공으로 연계, 인테리어 자재 및 가구류를 대량 납품한다는 점이다.
실제 한샘의 디자인 패키지 판매는 지난해 2분기 810건에서 올해 2분기 2138건으로 2.6배 증가했다. 반대로 건설사에 직접 납품하는 B2B 사업 매출액은 1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줄었다. 한샘은 가구 부문의 온라인 판매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리모델링 부문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한샘, 현대리바트 분기실적 추이 |
라이벌인 현대리바트는 어떨까. 지난 1분기 성적표만 놓고 보면 한샘이 성장세에서 완승을 거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샘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10.9% 증가한 5531억원, 47.3% 증가한 252억원이다. 리바트는 반대로 10.3% 감소한 3310억원, 마찬가지 33.7% 감소한 98억원이다.
그러나 현대리바트은 지난해 한샘 및 다른 가구, 인테리어 업체들과 마찬가지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뤘다. 리바트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조3846억원, 영업이익은 55.6% 증가한 372억원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불어닥친 '홈코노미(홈+이코노미)' 열풍을 제대로 받은 것이다.
현대리바트는 다른 가구, 인테리어 업체들과 달리 건설 부문도 운영한다. 대규모 건설현장의 사무소, 숙소, 직원 식당 등 현장시설을 만드는 가설사업이다. 지난해 현대리바트 실적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현장 수주분이 반영됐다.
지난 1분기 실적에선 이같은 수주실적이 지연된 결과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된 것처럼 비쳤다는 것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주방가구가 30%, 전체 B2C 부문 매출액은 4.6%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나타났다"며 "해외 가설공사 종료로 B2B 부문의 매출 및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현대리바트가 진행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마잔(MIP) 가설공사 현장 모습. [사진=현대리바트] 2021.06.09 photo@newspim.com |
◆현대리바트의 하반기, 1000억원대 해외수주 반영될 듯
현대리바트는 올해 4월 현대건설로부터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사 현장의 878억원 규모 가설공사를 수주했다. 6월에는 삼성물산으로부터 카타르 현지 554억원 규모 공사를 수주했다. 올해 연말까지 공사가 이어지는 만큼 계약금, 착수금 등이 2분기부터 하반기까지 차례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현대리바트는 경기도 용인에 1395억원을 투자, 생산라인 및 물류센터를 구축 중이다. 첨단설비 및 IC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워크센터'로 생산라인보다 물류센터가 먼저 완공됐다. 이를 토대로 지난 2월부터 '내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한 가구, 인테리어 제품을 그 다음날 배송받을 수 있도록 배송 속도를 크게 앞당겼다. 쿠팡, 네이버를 비롯한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이 속도 경쟁으로 유통업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가구, 인테리어 업계는 성장동력을 B2C에서 찾고 있다. 가구류만이 아닌 리모델링 사업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으로 건설업계에 주방·욕실 기자재 및 수납장, 건자재를 납품하는 구조였으나 소비자들의 개별 가정 내 리모델링 시장을 직접 겨냥한 사례들이 늘고 있다.
한샘이 이 분야 선두주자로 실내 전체 공사에 대한 '스타일 패키지', 주방·욕실 패키지인 한샘 키친·바스를 라인업으로 두고 있다. 주방·욕실의 경우 별도 프리미엄 패키지 키친바흐·바스바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연말 최고급 라인인 '테라'를 필두로 8종의 욕실 전용 '리바트 바스' 패키지를 출시했다.
주방 패키지인 '리바트 키친'은 앞서 2015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매매가 저조한 추세로 리모델링 수요는 크게 확산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디자인, 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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