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 노무현 탄핵 소추안 찬반 여부 묻자 격앙
이낙연 캠프 "검증도 하지 않고 공개 질문, 부끄러워 해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네거티브 공세가 점차 감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가 전방위적으로 경기도 유관기관 직원의 SNS를 통한 이 전 대표 공격 문제를 지적하자, 이 지사 측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전 대표의 찬반 여부를 묻고 나오면서 양측의 갈등이 커졌다.
오영훈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은 21일 오후 논평을 통해 "이낙연 후보는 노무현탄핵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이미 수년 전, 이에 대한 이낙연 후보의 분명한 입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팩트체크 없이 발언한 데에 이재명 캠프가 민주당의 정신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공격했다.
[수원=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0.07.30 mironj19@newspim.com |
오 대변인은 "이낙연 후보는 불요불굴(不撓不屈) 정신으로 민주당의 정통을 흔들림 없이 계승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흔들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총괄부본부장인 이병훈 의원은 통화에서 "이미 공개된 것을 검증도 하지 않고 현역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다니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김영진 의원은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우리는 향후에도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은 하겠지만, 네거티브는 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최측근인 김영진 의원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 때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분명한 입장이 없다"고 요구한 바 있다. .
이재명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추미애 당 대표는 2004년 탄핵에 참석한 이후 석고대죄하고 복권돼서 2016년 당 대표로 와서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킨 바 있다. 최고의 공직에 오르려면 본인의 정치적 행보와 판단에 대해 솔직해야 한다"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캠프는 최근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제기한 경기도 유관기관 직원 공격 문제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정치 공작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이나 정무실장 등 많은 분들이 이재명 지사가 임명권자인데 책임지라고 하고 있는데 허위 사실을 가지고 공작을 하고 있다"면서 "이 지사와 연관해 거기에서 뭔가 있는 듯이 몰고 들어가는 것이 허위사실이고 전형적인 정치 공작"이라고 거센 어조로 비판했다.
이처럼 당내 주요 후보 간 공방이 거세지가 송영길 당 대표부터 우려를 표했다. 후보 간 지나친 경쟁이 지지자 간 갈등으로 비화하면 야권과의 결전의 순간에 당이 하나로 뭉치는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진행된 당 대표 토론에서 "대선 국면에서 후보 간 경쟁과 네거티브가 발생해서 걱정"이라며 "우리 당 후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 나를 지지해줄 사람이라는 전제를 깔고 해야 한계와 기준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송 대표는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서로가 공격해대면 스스로 본선 경쟁력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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