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18일 오후 동의 18만명 돌파
"교사 등 학교도 미온적 대응…철저히 조사해달라"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기숙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으로 17세 아들이 투신해 사망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20만명 가까운 국민들이 동의했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청원이 이날 오후 기준 18만 1371명의 동의를 받았다. 지난 6일 게시된 지 12일 만이다. 조만간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
청원인에 따르면 강원도 양구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청원인의 17세 아들이 투신해 사망했다. 청원인은 아들이 일부 친구들에 의한 집단 따돌림, 사이버 폭력, 그리고 교사의 무관심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원인은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친구들은 아들을 저격하는 글을 인터넷에 유포했고 동시에 기숙학교 내 모든 학생들이 알도록 소문을 냈다"며 "하지만 친구들은 아무도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아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는 이미 여러 번 있었던 학교폭력 사건의 처리과정에서 선생님이 '네가 예민해서 그런거 아니냐? 친구가 네 욕을 하는걸 녹음해 와라'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도움을 요청해 봤자 피해자만 더 피곤해질 뿐이란 걸 알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슴이 아픈 것은 사망 2주 전 아들이 자해를 시도했을 때 그 사실을 알게 된 선배가 자신의 담임교사에게 알렸지만, 그 교사는 아들의 담임교사와 부모인 나에게 그 사실을 전해주지 않았다"며 "사망 하루 전 담임교사와의 상담에서도 그간의 힘들었던 점을 어렵게 털어놨지만 담임교사의 부적절한 대처로 결국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성토했다.
청원인은 "2주 전 그날 자해를 시도했던 사실을 담임 혹은 부모인 나에게 알려만 줬더라도, 혹은 하루 전 담임교사가 상담 후 부모와 전화 한통만 했더라도 아이는 지금 하늘나라가 아닌 저희 곁에 있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현재 인터넷에 저격글을 유포하고 학내에 소문을 내는 등 조직적인 괴롭힘과 따돌림을 주동한 몇 명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고, 학교 측에 적극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학교 폭력과는 관계 없다'고 주장하며 형식적이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갈등을 방치하는 교내문화와 그리고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학교의 부작위"라며 "본 청원을 통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