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내년 최저임금 9160원 확정...文정부 연평균 인상률 7.2%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때 국민과 약속한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무산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의 서면 질의응답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 "대내외 경제여건과 고용 상황, 소상공인과 저임금 노동자들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노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어느 해보다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노사 및 공익위원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여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어렵게 결정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노사정이 한마음이 되어 경제위기 극복과 포용적 회복,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구조 전환에 참여하고 힘을 모아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에서 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1.04.20 mironj19@newspim.com |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내년 최저임금을 시급 916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8720원보다 5.04%(440원) 오른 금액이다.
최저임금 9160원은 첫 9000원대 진입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1만원에는 미치지 못한 금액이다. 문재인 정부의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 역시 7.2%로 박근혜 정부 때의 7.4%보다 낮은 수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최저임금이 8590원으로 결정되면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사실상 지킬 수 없게 되자 "경제 환경, 고용 상황, 시장 수용성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심에 찬 결정을 내렸지만 어찌됐건 대통령으로서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상조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 대통령의 사과 발언을 전하면서 "대통령의 비서로서,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점 거듭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가전체의 경제정책을 살펴봐야 하는 자리에 있는 정책실장으로서 국민들께 간곡하게 양해를 구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고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포기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이번에 이뤄진 2020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포기했다'고 하는 것은 소득주도 성장의 의미를 좁게 해석한 결과"라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전국여성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여성들이 요구한다! 최저임금을 생활가능한 임금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07.02 dlsgur9757@newspim.com |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월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우리 정부는 경제적 불평등 완화를 국가적 과제로 삼고, 출범 초기부터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며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고교무상교육 시행,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수많은 정책을 꾸준하게 추진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시장의 충격을 염려하는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적어도 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이 강화되고 분배지표가 개선되는 등의 긍정적 성과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 위기가 흐름을 역류시켰다. 코로나가 할퀴고 드러낸 상처가 매우 깊다.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코로나 격차 속에서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었다"고 정책실패의 원인으로 코로나 위기를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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