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정보 처리 혁신으로 기대
소비자, 속도 체감 가능성은 낮아
KT 추진, SKT·LG유플러스 '잠잠'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이동통신3사의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5G) 단독모드(SA) 상용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진짜 5G 시대'가 열린다는 기대와 함께 제자리 걸음에 그칠 것이란 시각이 공존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 중 5G SA 상용화는 KT가 가장 먼저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KT 측은 "이번 달 중으로 상용화 예정이지만 명확한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15일을 서비스 출시 시기로 점치지만 소비자 체감은 어려울 것이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신3사 CEO들과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현모 KT 대표이사, 임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2021.06.28 dlsgur9757@newspim.com |
현재 통신 3사는 5G 서비스를 3.5㎓ 주파수의 5G와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LTE)를 연동하는 비단독모드(NSA)로 제공하고 있다.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에는 5G망을 사용하고 웹 서핑 등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LTE 망을 사용하는 식이다. 5G 기지국이 충분히 구축되지 못한 만큼 트래픽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8년 통신 3사들은 5G 주파수(3.5㎓·28㎓)를 할당 받았다.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할 5G 기지국수는 LTE 기지국을 기준으로 했다. 당시 LTE 기지국은 각사 당 15만국 정도였다. 통신 3사는 현재 3.5㎓ 기지국을 각각 10만국 정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기준 3분의 2 수준이다.
KT의 5G SA 상용화는 '순수 5G'로 평가 받는다. LTE와 연동하지 않고 오롯이 3.5㎓의 5G 기지국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5G가 NSA에서 SA로 전환될 경우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지연시간 감소와 배터리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KT가 3.5㎓ 주파수에서 SA 체제로 전환한다면 통신 반응 시간은 0.001초로 줄어든다. 0.001초 내에 정보 전송과 수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초지연이다. 데이터 처리효율이 높아야 하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는 획기적이다. 5G의 SA상용화가 기업 혁신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초지연은 기업 간 거래(B2B) 등 산업계에서 필요한 영역"이라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체감이 어렵다. 배터리 소모량 정도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5G NSA 서비스를 제공 받았던 소비자들은 LTE와 5G 전파를 동시에 받아야 했다. 다만 SA 체제에서는 5G만 사용하면 되는 만큼 배터리가 이전보다 오래 유지될 수 있다.
결국 소비자들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다운로드 속도'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5G SA는 다운로드 속도 면에서 5G NSA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론상 NSA는 5G속도와 LTE 속도를 더한 값을 제공한다. 반면 SA는 5G 속도 만을 제공한다. 기지국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까지 감안했을 때, 현 시점에서는 SA보다 NSA가 더 빠른 속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와 달리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서는 5G SA 상용화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 SA가 기술적으로는 준비된 상태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품질 평가를 꼽는다. 1년에 두 차례 시행하는 과기부의 5G 품질평가 핵심 지표 중 하나는 다운로드 속도이기 때문이다.
KT에 이어 통신3사에서 3.5㎓ 기반의 5G SA를 상용화 하더라도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TE도 서비스 초기에는 3G와 함께 사용된 NSA 형식이었다. 2011년 상용화를 시작하고 기지국 등 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종량 요금제에서 정액 요금제로 바뀌는 등 소비자 사이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된 건 2015년 경이다. 반면 5G 상용화는 이제 2년을 지나고 있고, 기지국조차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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