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적용 범위, 애매한 기준 손봐야
중대재해 근절 공감…실효적 방안 촉구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정부가 9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 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경제계가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 등 산업재해 발생 시 관련 기업과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이날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 범위와 안전보건확보의무의 구체적 내용을 담았다. 입법예고 기간은 40일로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7.09 yooksa@newspim.com |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정부에서 발표한 시행령 제정안은 산업현장에 많은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경영책임자등이 이행해야할 의무 범위가 적정한 예산, 충실한 업무 등으로 모호하게 규정돼 있다"며 "법률에서 위임한 안전보건 관계 법령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는 등 불명확한 점이 있어 법을 준수하는 데 기업들의 많은 애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적용 범위인 급성중독 등 직업상 질병과 관련해 중증도와 치료기간의 제한이 없어 경미한 부상도 중대재해에 해당할 우려가 있다"며 "이 경우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 기업인들에 대한 과잉처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산업안전은 경영책임자 뿐만 아니라 현장 종사자의 안전의무 준수도 중요한데 이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며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 산업현장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 재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같은 날 "중대재해처벌법 자체가 재해의 근원적 예방보다 처벌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시행령으로 이를 보완하는데는 애초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우려를 표했다.
대한상의는 "기업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할 시행령에 적정한 인력·예산 등 모호한 기준은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고 혼란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중대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데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노사정이 함께 실효적 방안 마련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문제점이 있는 만큼 정부는 입법예고기간에 산업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반영하여 현장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대표적 문제점으로 경총은 중증도(부상자의 6개월 이상치료)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경미한 질병까지 중대산업재해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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