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봉·정재훈 등도 재판에 넘겨져…백운규 '배임'은 적용 안돼
김오수 총장 직권으로 나머지 혐의 수심위 소집…향후 결정 전망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검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수사팀이 피력했던 배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대전지검(검사장 노정환)은 30일 백 전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018년 8월 31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에너지전환 관련 시민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8.31 kilroy023@newspim.com |
백 전 장관과 함께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 등도 재판에 넘겨졌다. 채 전 비서관은 백 전 장관과 같은 혐의가, 정 사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다만 원전 수사팀이 백 전 장관에 대해 피력해 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및 업무방해교사 혐의는 검찰 수뇌부와의 이견으로 적용되지 않았다.
관련 혐의는 김오수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결정을 결정함에 따라 향후 수사심의위 기소 여부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대전지검은 지난 24일 부장검사 회의에서 백 전 장관과 채 전 비서관, 정 사장 등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기소 방침을 세웠다. 특히 백 전 장관과 정 사장에게는 업무상 배임 혐의도 적용해야 한다고 만장일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정환 신임 대전지검장은 28일 김오수 검찰총장을 면담한 뒤 '3명 모두 직권남용으로만 기소하고, 배임죄에 대해선 수사심의위원회 회부를 검토하라'는 취지로 월성 원전 수사팀에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선 법조인들도 어려워하는 배임죄 법리를 일반인을 통해 판단을 들어보자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 또는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150명 이상 250명 이하의 각계 시민들로 구성된 풀에서 현안위원 15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선정한다.
앞서 채 전 비서관도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심의위를 신청했지만 지난달 13일 심의위 소집 여부를 결정하는 부의심의위원회로부터 '검찰 수사가 적정하다'고 기각 판단을 받은 바 있다.
현재 대전지검 수사팀은 백 전 장관 등이 2018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강행을 위해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해 한국전력에 손해를 입혔다고 보고 있다.
또 경제성 조작으로 정부가 한전 주주들에 대한 손실 책임을 면제받는 이익을 봤고, 이 과정에서 백 전 장관과 정 사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배임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봤지만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보류됐다.
수사팀은 그간 여러 차례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기소 의견을 상부에 보고했지만 대검 수뇌부는 결정을 미룬 바 있다. 지난달에도 수사팀은 대검에 기소 승인을 요청했지만 조남관 당시 검찰총장 권한대행(현 법무연수원장)과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보완 수사를 지시하며 결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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