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전 조정관 "백신분배와 인도적 지원에 초점 맞추는건 옳은 방향"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평양 주재 영국 대사를 역임하고,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의 조정관을 맡았던 모건 전 조정관은 24일(현지시간) 유엔의 대북제재와 관련, 현재 제재를 완화할 시점은 아니지만 북한이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와 단계를 취한다면, 제재 완화를 위한 단계적 접근법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모건 전 조정관은 이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마련한 화상 토론회에 참석, "비핵화를 향한 중대한 움직임과 단계에 도달했다면, 제재 완화를 위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 말은 우리가 어떤 일을 진행시키거나 인도주의적 이유들로 지금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하는 것과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사진= 로이터 뉴스핌] |
그는 "북한의 중대한 비핵화 움직임 이후 제재 완화 단계에서 무엇을 할지 고려하는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직 이러한 과정에 들어서있지는 않다"며 "북한 비핵화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백신 분배와 인도적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대북접근 방식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미국이 북한과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또다른 정상 회담이 있기 전에는 사전에 충분한 관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고 강조하며, "영국과 함께 유럽연합(EU)도 광범위한 제재와 인도주의 지원, 중재자 역할 등을 통해 북한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유럽연합은 비핵화에 대한 귀중한 기술과 전문 지식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보를 얻기 어렵지만,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북한의 국경봉쇄 등의 조치로 북한에서 심각한 상황들이 초래됐다"면서도 "현재 내부적으로 북한의 안보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고 북한의 통제 구조가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함께 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수미 테리(Sue Mi Terry) 선임 연구원 역시 "북한이 코로나19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테리 연구원은 "김정은 총비서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중국으로부터 수출이 급감하고 심각한 식량 불안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외교보다 도발적인 행동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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