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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R&D 예산 23.5조 투입…감염병 대응·미래기술 확보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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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대응 11.5% 증가…우주산업 지원 확대
국민 삶의질 개선…기술패권 대비 경쟁력 강화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내년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예산이 23조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대비 1조원이 더 늘었다. 감염병 대응 등 국정과제 완수와 미래기술 확보에 방점이 찍혔다. 이를 통해 경제를 회복하고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일 제16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2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확정했다.

◆ "감염병 위기 극복하고 경기회복에 초점 맞춘다"

내년도 R&D 예산 규모는 22조5000억원인 올해 대비 4.6% 늘어난 23조5000억원 규모다. 정부는 이를 통해 경제회복, 선도국가 도약, 포용적 혁신 등을 위한 주요 국정과제 완수, 글로벌 기술패권 경젱에 대응한 전략기술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이경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2022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 조정안' 관련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1.06.24 biggerthanseoul@newspim.com

위기대응과 경기회복을 위해 우선,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에 올해(4376억원) 대비 11.5% 증가한 4881억원을 투자한다. 감염병 전주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감염병 예측‧진단기술과 백신‧치료제 개발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방역현장 수요와 연계해 방역물품‧기기 등의 신기술‧제품개발을 지원한다. 신‧변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기술개발에 113억원을 투입한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등 차세대 혁신기술 개발에 신규로 투자하고, K-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을 위해 차세대 백신의 기술 확보부터 유통-저장-관리-생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확충한다. 감염병 차세대 백신 기초원천 핵심기술개발사업에 100억원을 신규로 지원한다.

바이오헬스·미래차·시스템반도체 등 혁신성장 3대 핵심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2조2700억원) 대비 9.1% 증가한 2조4800억원을 투자한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올해 대비 5.6% 증가한 1조7216억원을 투입해 신약‧의료기기 등의 기술개발, 임상‧인허가, 사업화를 범부처 대형 R&D를 통해 전주기로 지원한다.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데이터‧인공지능(AI) 등 융합 R&D 지원 역시 82억원을 신규로 책정했다.

미래차의 경우, 10.5% 늘린 3936억원을 책정, 친환경차의 환경규제 대응과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자율주행차용 통신‧센서 개발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올해 대비 26.9% 증가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는 내년에 3613억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차량‧통신‧전력용 화합물‧AI 반도체와 산업과 연계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를 강화한다.

경제‧사회 각 영역으로의 디지털 뉴딜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년대비 44.8% 증가한 1조5400억원을 투자한다. 신뢰성 기반의 데이터 경제 실현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 5G 융합서비스의 조기상용화를 위한 핵심기술에 중점 투자하고, 다양한 분야로의 인공지능 적용‧확산을 지원한다. 데이터프라이버시 글로벌 선도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내년에 새롭게 43억원을 지원한다.

비대면 산업 활성화를 위해 메타버스 기반의 실감콘텐츠 서비스 고도화에 투자를 확대하고,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도시, 건설 등 공공인프라의 생산성과 안정성 향상을 지원한다. 디지털치료제활성화를 위한 XR트윈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내년에 75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한 핵심‧미래기술 확보와 산업생태계 강화를 위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는 모두 2조2400억원을 지원한다. 올해 대비 6.3% 늘어난 규모다. 핵심품목(185개)에 대한 기술자립화와 미래 유망 신산업 창출을 위한 미래 선도품목(65개)의 핵심기술개발을 중점 지원하고,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핵심소재 조기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등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실증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새롭게 250억원이 마련된다.

◆ "우주산업 투자 확대…과학기술 선도국가 입지 다진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이한 상황에서 첨단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우주·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과학기술분야의 핵심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올해 대비 28% 증가한 5257억원을 투입힌다. 우주분야의 경우, 한국형발사체의 상용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 등에 중점적으로 재정이 투자된다. 아르테미스 약정 참여와 관련, 달 탐사선 탑재체 국제 공동 연구도 지원한다. 이에 따라 내년에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에 864억원이 신규 투입되며, KPS 개발에도 새롭게 523억원이 투자된다.

양자 컴퓨팅‧인터넷, 6세대(6G) 국제표준 선점 및 포스트 딥러닝 등 차세대 ICT 분야 핵심요소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역시 확대된다. 양자인터넷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는 60억원이 신규 투자되며, 6G 핵심기술 개발사업에는 올해 대비 73.6%가 증가한 285억원이 투입된다.

2022년 주요 R&D 예산 배분·조정안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1.06.24 biggerthanseoul@newspim.com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연구자 중심의 기초연구에도 전년 대비 7.3% 확대한 2조5200억원을 투자한다. 

탄소중립, 소프트웨어(SW)‧AI 등 첨단기술 분야의 고급인력과 반도체‧바이오 등 주력 산업의 산업수요와 연계한 융합인재 양성에도 재정 투입이 확대된다. 혁신인재 양성에는 올해 4794억원에서 내년 5132억원이 투입된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혁신에도 전년대비 20.9%  증가한 1조8900억원을 투입한다. 태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와 수소시장 선점을 위한 수소 생산‧저장‧활용에 중점 투자할 뿐더러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도 가속화한다. 단계도약형 탄소중립 기술개발에는 새롭게 170억원을 지원한다. 탄소 포집‧저장‧활용을 위한 탄소포집기술(CCUS)과 탄소 다배출 분야의 저탄소 산업공정 전환 등 탄소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 "혁신 역량과 사회 문제 해력능력 키운다"

지역별 특성과 주력산업을 연계해 지역의 혁신생태계 조성에 9400억원을 투자한다. 디지털‧그린 뉴딜 분야와 관련, 지역의 주력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지역 내 인프라, 산‧학‧연 네트워크 등 혁신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혁신역량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 특성화 기반구축 사업에 올해 1104억원을 투입한 것과 비교해 38.4% 늘린 1528억원을 투자한다.

중소‧벤처기업의 지속 성장과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올해 2조4200억원에서 내년 2조4600억원으로 늘린다. 탄소중립, 소재‧부품‧장비 등 주요 분야를 중심으로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민간투자와 연계해 유망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중소기업 기술혁신 개발 사업의 경우, 올해 디배 28.5% 증가한 3571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박사후연구원, 연구교수 등 연구현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젊은 과학자의 안정적인 연구기회 확보와 조기 연구정착에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이와 관련 올해 3624억원을 투입한 것에서 13.4% 증가한 4111억원을 투자한다.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R&D 투자 규모도 확대한다. 국민의 안전 확보와 쾌적한 삶을 위해 기후‧복합 재난에 대한 예측‧위험감지, 사고현장 안전관리 및 물 관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국민안전에는 올해 대비 6.9% 늘어난 1658억원, 미세먼지·생활환경에는 3.7% 증가한 3553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치안‧돌봄서비스 등 공익적 수요에 대응해 기술개발, 현장실증 등 현장적용 중심의 사회문제해결 R&D에 대해서도 지원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현장적용형 사회문제 해결에 올해 대비 13.4% 증가한 3503억원을 지원한다.

◆ "글로벌 기술패권 속 경쟁력 확보 나선다"

정부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한 전략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들어 가속화된 미‧중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우주 ▲양자 ▲6G 등 국가 전략분야의 기술경쟁력 확보에 힘을 보탠다. 글로벌 인력교류, 해외우수인재 유치 등 핵심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기술 선도국과의 기술교류‧협력, 공동연구 등 글로벌 협력체제 대응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년에는 올해 대비 216.2% 증가한 3659억원을 투입한다.

또 R&D 투자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 속에서 선도형(First Mover) R&D 투자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함께 추진한다. 역할분담과 추진체계가 정립된 부처 협업사업에 대해 투자를 확대하고, 민간의 국방 분야 R&D 참여도 확대한다. 협업사업 예산을 보더라도 올해 대비 25.5% 증가한 1조7772억원을 지원한다.

혁신조달 연계형 R&D, 우수성과 이어달리기를 통해 성과 확산형 투자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초고난도 목표의 혁신도전형 R&D 사업군, 다양한 학문분야 간 융합연구 등 혁신‧도전‧융합 기반의 연구를 강화한다. 

이경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경제위기로 재정여건이 어렵지만 감염병, 탄소중립, 혁신성장 등 코로나 위기극복과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R&D 투자확대 기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5년차에 맞춰 국정과제 및 주요 정책목표를 차질 없이 완수해 국민이 체감하는 과학기술 혁신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번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는 정부정책과 연계한 향후 5년간 표준화 추진방향이 담긴 최상위 법정 기본계획인 '제5차 국가표준기분계획'도 의결됐다. 과기부는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이끌 미래혁신기술 표준화, 저탄소 기술의 조기 상용화, 생활제품의 호환성 확보, KC·KS 인증의 글로벌 브랜드화 등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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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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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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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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