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중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까지 확장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가 긴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G7정상회담에 이어 NATO정상회의에서도 중국견제 동맹관계 강화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NATO가 러시아 대신에 중국을 대상으로 안보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합동훈련을 할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 군사기지를 확보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우려해 14일과 15일에 개최되는 NATO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수장들은 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이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러시아와의 합동훈련을 시작으로 중국의 해군이 유럽의 심장부인 지중해까지 진출했고 이후 중국은 세계 최대의 해군 함대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나아가 항구와 통신 등 유럽의 인프라에도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NATO회원국 내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함에 있어 공동노선을 펴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영국과 프랑스는 태평양 특히 동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라는 기치하에서 미국과 공조를 취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들은 중국과 직접적인 대응을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동서냉전체제 시절인 1949년에 출범해 유럽 30여개국이 회원국이므로 지금 중국관련 각 회원국의 입장을 조율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안보관련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칸시큐어러티센터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이익이 서로 상충되지만 않는다면 러시아-중국의 공조 가능성은 상상히 높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중국은 아프리카 동부에는 지부티에 해군기지를 확보하고 있다. 지부티 기지에서는 걸프만의 해적소탕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수천명의 군인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인접국가가 아닌 전세계 각국과의 군사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근거지 역할이 수행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슈는 중국이 아프리카 서부에도 해군 기지를 확보하려는 강한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영국 국방관현 한 당국자는 "중국군이 인도양과 걸프해역, 홍해를 거쳐 지중해로 진출하고 있으며 지금은 대서양에서 잠수함을 전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미래에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아가 중국은 화웨이를 통해 유럽 통신인프라를 장악하고 또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라우스 항구에 대한 지배지분을 중국해운업체 코스코(Cosco)가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옌스 스톨텐베르크 NATO사무총장은 "우리가 중국쪽으로 나아가는 문제가 아니라 중국이 우리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주일 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의 의제로 중국을 거론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후 백악관 기자회견을 가진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중국 정부는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며 오는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도 의제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는 나토가 러시아 뿐만 아니라 중국도 견제해나갈 것이라는 바를 분명히 밝힌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지난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사람이 러시아·중국의 도전들에 직면한 대서양 국가들의 안보 강화를 비롯해 다양한 주제를 갖고 논의할 것이라며, 사이버 공격과 기후변화 등도 논의될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접근법에 동의한다고 했다. 오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된 바이든-푸틴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명했다.
옌스 스톨텐버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우)과 브뤼셀 본부에서 기자회견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2021.03.23 [사진=로이터 뉴스핌] |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