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영국의 금융중심지 시티오브런던에 있는 금융기관에 대해 글로벌 최저법인세를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영업하는 현지에 적절한 세금을 내고 있을 뿐 아니라 본사들이 집결한 런던 금융가 자체의 와해를 우려한 이유에서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런던에서 개최된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합의된 글로벌 최저 법인세에 대해 영국측은 금융부문은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7월 예정된 G20회의에서도 이같은 금융부문 제외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안에 능통한 한 영국 관리는 "영국 입장은 금융회사들이 이번 합의된 사안에서 제외되기를 원하며 이는 유럽연합(EU)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도 런던의 금융중심지 시티오브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은행들이 글로벌 최저법인세 도입으로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최대 은행인 HSBC는 수입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고, 시티오브런던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차타드 은행도 대부분의 영업을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하고 있다.
영국측은 이들 금융기관은 세금회피를 하지 않고 각지에 실체가 있는 영업조직을 두고 현지 법률에 따라 세금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글로벌 최저법인세에 대한 합의는 지난 4~5일 이틀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성사됐다. G7 재무장관들은 이밖에 글로벌 기업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지역 국가에서도 세금을 납부토록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국가간 법인세 인하 경쟁에 제동을 거는 한편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대기업들에 대한 과세를 둘러싼 국제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15%의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방안을 국제사회에 제안, 관련 논의를 주도해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G7 재무장관들은 오늘 중요하고 전례없는 합의를 이뤘다"면서 "이는 최소 15%의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에 엄청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회의를 주재한 영국의 수낙 재무장관도 수년에 걸친 논의 끝에 낡은 국제 조세체계를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게 개혁하는 역사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G7 재무장관 회의에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캐나다가 참여하고 있으며, 다음주 런던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앞서 개최됐다.
한편 외신들은 G7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국제 세제 기준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중국, 인도 등이 포함된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도 지지를 얻어야 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G20 재무장관 회의는 오는 7월 9~10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런던 개최 주요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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