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EM43 돌연변이의 청각신경병증 유발 규명
보다 정확한 인공와우 청각치료에도 기여 예상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난청을 일으키는 새로운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를 활용해 향후 난청 진단을 비롯해 환자 맞춤형 치료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연구팀이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 목포대, 중국 센트럴 사우스 대학(Central South University), 미국 마이애미 대학(University of Miami)과의 공동연구로 새로운 난청 유전자 TMEM43 돌연변이가 청각신경병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TMEM43 돌연변이의 분자적 메커니즘 모식도 [자료=기초과학연구원] 2021.05.24 biggerthanseoul@newspim.com |
'청각신경병증(ANSD, Auditory Neuropathy Spectrum Disorder)'은 달팽이관 또는 청신경 이상으로 소리 인지는 가능하지만, 말소리 구별(어음변별) 능력이 저하되는 난청 질환이다. 난청은 병리학적 원인에 따라 치료법과 결과가 좌우되는데, 청각신경병증은 원인과 양상이 다양해 치료가 매우 어렵다.
난청의 원인에는 '달팽이관 지지세포(GLS, glia-like supporting cells)'이상에 따른 '간극연접(Gap junction)' 기능 저하가 있다. 그러나 이에 관여하는 난청 유전자의 종류와 진행성 난청 발병 메커니즘은 밝혀진 바가 거의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유전학적 검사를 통해 달팽이관 지지세포에 존재하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 TMEM43을 규명하고 병리학적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우선 난청의 원인을 찾기 위해 진행성 청각신경병증을 가진 한국과 중국 국적 환자군의 가계도를 분석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공통적으로 TMEM43 돌연변이가 유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TMEM43 유전자가 난청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TMEM43 돌연변이 유전자를 주입한 생쥐 모델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정상 쥐는 성장하면서 달팽이관 지지세포도 커지지만, 돌연변이 쥐의 경우 커지지 않았다. TMEM43 돌연변이가 달팽이관 지지세포에 이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TMEM43 단백질이 간극연접 기능을 조절하여 달팽이관 내 항상성(homeostasis)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TMEM43 단백질에 이상이 있는 3명의 난청 환자에게 달팽이관의 기능을 대체하는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음성 분별 능력이 성공적으로 회복됐다. TMEM43 돌연변이가 난청의 원인인 경우 인공 와우 이식법이라는 정확한 치료 지표를 제공했다는 데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창준 단장은 "그동안 연구가 다소 부족했던 말초신경계 달팽이관 내 교세포의 분자생리학적 역할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5월 25일 4시(한국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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