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 유전자지도에 이어 단백질체 지도 완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빛내리 RNA(리보핵산) 연구단장 연구팀이 코로나바이러스 RNA에 직접 결합해 증식을 제어하는 단백질들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의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에 이어 고해상도 단백질체 지도를 완성했다. 이를 활용하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기대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고해상도 단백질체 지도 완성 구상도 [자료=기초과학연구원] 2021.04.28 biggerthanseoul@newspim.com |
코로나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의 한 종류이다. 숙주세포에 침투해 자신의 유전정보가 담긴 '유전체 RNA(genomic RNA)'를 생산 및 번역해 여러 '비구조단백질(non-structural protein)'을 만들어 낸다. 비구조단백질은 숙주세포의 1차 면역 공격(선천면역)을 차단하고 바이러스 유전체를 복제한다. 이후 유전체 RNA에서는 '하위유전체 RNA(subgenomic RNA)'가 생산된다.
이는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여러 '구조단백질(스파이크, 외피 등)'의 설계도 역할을 한다. 구조단백질과 유전체 RNA는 바이러스 입자를 만들어내고 세포를 탈출해 새로운 세포를 감염시킨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에는 유전체 RNA 및 하위유전체 RNA에 결합하는 숙주세포의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단백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을 찾기 위해 특정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만을 분리·동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 109개를 모두 찾아냈다. 이중 37개는 유전체 RNA와 하위 유전체 RNA에 공통으로 결합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HCoV-OC43과 비교 분석도 진행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과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단백질과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만 결합하는 단백질을 분류하고, 각각의 기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 증식을 돕는 단백질 8종과 항바이러스 단백질 17종을 발견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 일체는 물론, 이들이 바이러스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것이다.
또 RNA 빅데이터 기반의 교차분석을 통해 숙주세포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간 네트워크 지도도 완성했다. 바이러스 RNA 중심의 단백질 분자 간 상호작용 이해를 기반으로, 복잡하게 얽힌 숙주세포와 바이러스의 관계 일부를 밝혔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로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이게 됐다는 게 기초연의 평가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들을 겨냥한 항바이러스제 개발 가능성도 열게 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Molecular Cell(IF 15.584)에 지난 27일 자(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