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와 임대업체 갈등 불똥
[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인천 송도 중고자동차수출단지 부지 임대업체가 토지주와 계약보다 넓은 면적의 땅을 점용해 추가로 내게 된 임대료를 단지 입주업체들에게 떠 넘겨 말썽이 되고 있다.
인천 중고차업계와 단지 입주업체들은 토지주와 임대업자 간 갈등이 중고차수출업체들의 부지 사용료 인상으로 이어졌다며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10일 밝혔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 자리에 조성된 송도 중고차단지 입주업체들은 최근 부지 임대업체인 프로펙트㈜와 지난해 보다 20% 이상 인상된 금액으로 부지 사용 계약을 했다.
프로펙트는 부지 사용료를 3.3㎡(1평)당 종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10% 인상하고 업체별로 임대 면적에 10% 가량을 보탠 부지의 면적을 계약토록 했다.
중고차단지 입주업체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임대업체가 사용료 인상도 모자라 없는 땅까지 보태 실질적인 사용료를 20% 이상 올렸다며 반발했다.
송도 중고차단지 부지 250평을 4년째 사용하고 있는 A씨는 "그 동안 실질 사용면적 180평에 공용면적 70평을 포함한 사용료도 과하다고 생각했으나 이것도 모자라 실체도 없는 30평의 땅 사용료를 더 내라 한다"며 "대안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고차수출업체 사장은 "계약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으면 나가라는 요구에 다른 방법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 중고자도차수출단지 전경[사진=한국자동차수출협동조합] 2021.05.10 hjk01@newspim.com |
임대업체인 프로펙트는 입주업체들의 부지 공용면적 확대와 사용료 인상은 토지주인 싸이칸홀딩스의 땅 값 인상 요구 때문이라고 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 토지주인 싸이칸홀딩스가 땅 값을 평당 700원씩 인상하고 토지측량 결과 당초 계약 면적(12만9538㎡)보다 더 점유한 1만8263㎡의 땅 값을 더 내라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주의 이 같은 요구를 맞추기 위해서는 입주 업체들에 대한 사용료 인상과 공용면적 확대 분담이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토지주인 싸이칸홀딩스는 프로펙트에 대한 땅 임대료 인상은 3~4년만에 처음이고 무단으로 점용해 전대 이익을 챙겨온 부분에 대한 정상적인 부과로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싸이칸홀딩스 계열사로 송도 중고차단지 부지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인천도시관광㈜ 관계자는 "최근 수년동안 프로텍트에 대한 땅 임대료 인상없이 이어오면서 회사 손실이 커져 이번에 어쩔 수 없이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임대 면적이 늘어난 것은 프로펙트가 무단 점용해 전대한 부분을 정상적으로 바로잡은 것으로 단지 내 입주 업체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상현 한국자동차수출협동조합 사무국장은 "토지주와 땅을 빌린 임대업체 간의 갈등이 힘 없는 영세 중고차수출업체들의 부지 사용료 인상이라는 악재로 돌아왔다"며 "업체들의 의견을 모아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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