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전국 290개 대학 95%가량 동결"…강의 질 개선은 난망
수년 전 촬영한 강의 영상 그대로 업로드 여전 지적도
지난해 이어 올해 상반기 환불 소송 카드 '만지작'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대학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온라인 수업 진행으로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며 낸 소송전이 시작됐다. 특히 2년째에 접어든 코로나 사태에도 온라인 수업의 질은 개선되지 않고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대학생들의 주장이다. 일부 대학생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송 제기 등 등록금 반환 관련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2700여명을 대리해 국내 사립대와 교육부 등을 대상으로 등록금 환불 소송을 제기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측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업의 질은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6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1 이화여대 등록금반환운동본부 관계자들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2021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이화인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4.30 mironj19@newspim.com |
이날 이들은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들이 장학금 지급을 볼모로 소송 취하를 강요해 왔으며, 학생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교육기관으로 (대학이) 책임과 역할을 져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등록금 반환 운동'을 돕고 있는 대학생네트워크 이해지 집행위원장은 "실기 강의 시간에 다뤄야 할 내용을 과제로 내줘 학생들이 힘들게 과제를 했다는 증언이 있었다"며 "정도만 다를 뿐 비슷한 사례가 많이 접수돼 올해도 (등록금 반환) 소송을 해야 할지 변호사와 의견을 나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강의의 질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등록금은 전국 290개 대학의 95%가량이 동결을 결정했다"며 "교육부도 사실상 등록금 반환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대넷의 신은진 대외협력국장도 "최근 이화여대에서 올해도 상반기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2021 이화여대 등록금 반환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학생들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19를 처음 마주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 온라인 강의 시스템에 대한 보완과 온라인 강의의 질 개선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한 학생은 "3월 봄 학기 수업인데 강의 중간에 매미 소리가 들려서 충격적이었다"며 "올해도 녹화강의가 많이 올라와 비싼 학비를 내고 강의를 들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들과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대학생들은 소장에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라 "교수자와 학습자 또는 학습자 상호 간 소통이 제한되고 즉각적 질의와 응답, 토론이 불가한 원격수업으로는 대학 교육의 목적이 달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면수업의 경우 일주일에 3시간 이상의 수업을 진행하지만, 원격수업의 경우 1차시의 학습 시간이 50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온라인에 강의가 아예 업로드되지 않고 강의자료를 문서로 올리거나 과제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한 학기 전체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수년 전 촬영한 강의 영상을 그대로 업로드,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을 업로드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고 적시했다. 올해 대학 강의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취지다.
한편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은 대학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원격수업 질 제고가 우선"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등록금 반환 논의를 거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 대학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학교 서버 구축 등 온라인 수업을 위한 기자재 확충 등 노력한 부분이 많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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