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고객들, 리모콘 대신 '모바일'로 물건 산다
홈쇼핑 빅4, '모바일 전환' 가속화...업체별 차별화 전략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TV홈쇼핑 업계가 TV 간판을 떼고 모바일판 홈쇼핑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온 가족이 TV 앞에 둘러 앉아 방송을 보던 시대가 저물자 대체재로 급부상 중인 모바일로 출구전략을 짜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CJ온스타일 라이브커머스 시현 화면. 2021.04.28 nrd8120@newspim.com |
◆TV홈쇼핑 고객들, 리모콘 대신 '모바일'로 물건 산다
2일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17년 18조9686억원이던 TV홈쇼핑 업계(T커머스 포함)의 전체 취급고(거래액)은 2019년 20조5748억원으로 증가했다.
2년 간 홈쇼핑 시장규모는 8.5% 신장했는데, 연간 성장률을 따져보면 2017년 이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실제 2018년 거래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3.7%였고 1년 후인 2019년에는 4.6%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2016~2017년 8%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전체 TV홈쇼핑 전체 취급고(거래액). [사진=TV홈쇼핑협회] 2021.04.29 nrd8120@newspim.com |
과거 미디어 매체가 많지 않던 시기에 TV는 '박리다매'의 최적의 수단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미디어 홍수' 시대가 도래한 현재 시점에서 판매채널로서 TV의 가치는 예전만 못하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전체 TV홈쇼핑사의 온라인몰·모바일을 뺀 TV방송 총거래액 규모는 2019년 9조52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 신장하는데 그쳤다. 2017년(4.5%)보다 성장세가 둔화됐다.
반면 모바일 영향력은 날로 커지는 추세다. TV홈쇼핑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용하는 비율이 전체의 70%를 넘어섰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국내 홈쇼핑방송 환경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69.7%였던 스마트폰·태블릿 이용률은 2019년 71.9%로 집계됐다.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TV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TV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유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TV홈쇼핑 구매 매체별 이용률 추이. 2021.04.29 nrd8120@newspim.com |
◆홈쇼핑 빅4, '모바일 전환' 가속화...차별화 전략은?
이에 홈쇼핑 '빅(big)4' 업체들도 모바일로 사업구조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TV홈쇼핑은 명칭 그대로 TV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이제 TV 간판을 떼고 '모바일판 홈쇼핑'을 지향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CJ ENM 커머스 부문(CJ오쇼핑)은 지난 28일 통합 플랫폼 브랜드인 CJ온스타일을 다음달 10일 론칭하고 TV에서 모바일로 사업을 재편한다고 선언했다. 그간 TV홈쇼핑(CJ오쇼핑), 인터넷쇼핑몰(CJmall), T커머스(CJ오쇼핑플러스)에 사용하던 각각의 브랜드를 'CJ온스타일' 하나로 통합해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허민호 CJ온스타일 대표이사는 이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홈쇼핑이 더이상 중장년층이 이용하는 낡은 쇼핑 채널이 아니라 모바일 중심의 '라이브 취향 쇼핑플랫폼'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CJ온스타일'을 '모바일판 홈쇼핑'으로 정의했다. 아예 'TV 간판을 떼고 홈쇼핑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겠다는 의도다. 지난 26년간 쌓아올린 상품 경쟁력과 신뢰성을 토대로 유통 강자들과의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전략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허민호 CJ온스타일 대표이사. [2021.04.28 nrd8120@newspim.com |
특히 TV와 모바일 플랫폼 어디서든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TV와 모바일 경계를 허물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강점인 패션·리빙·뷰티 3대 카테고리 를 주력으로 하는 전문몰도 CJ온스타일의 '무기'다.
GS홈쇼핑도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합병 주체인 GS리테일은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플랫폼을 목표로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디지털 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27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GS홈쇼핑은 이달부터 시범 운영 중인 통합 모바일 플랫폼 '마켓포'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입점했다.현재 마켓포에는 온라인몰 프레시몰과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 유기농 전문 온라인몰 달리살다, 헬스앤뷰티(H&B) 브랜드 랄라블라가 입점해 있다. GS홈쇼핑은 TV홈쇼핑 상품을 판매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내세우는 것은 '미디어커머스'다. 롯데홈쇼핑은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콘텐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KT와 업무협약을 맺고 미디어 콘텐츠 개발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홈쇼핑 엘라이브 모바일 생방송 이미지. [사진=롯데홈쇼핑] 2021.04.29 nrd8120@newspim.com |
또한 모바일 생방송 강화를 위해 모바일TV 채널명을 '엘라이브'(Live)로 변경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30여명의 모바일 생방송 전문 PD와 MD로 구성된 콘텐츠 부문을 신설했다. 이는 모바일 쇼핑 주고객인 MZ세대(1980~2004년생)를 겨냥한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3월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하고 TV홈쇼핑·현대홈쇼핑플러스샵(T커머스)·쇼핑라이브(라이브커머스) 등 상품을 모바일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브커머스 사업도 확대한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라이브커머스 운영 인력을 10여명 추가하고 쇼호스트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라이브커머스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자들이 모바일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은 매출 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디지털 거래액이 TV를 넘어섰고 그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다. 급변하는 쇼핑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업체들은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