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29일 유적 현장 공개·학술대회도
[경주=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주동부사적지대(발천) 수로 복원 정비위한 발굴조사에서 679년(문무왕 19)에 만들어진 '경주 동궁과 월지'와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고대 발천(撥川) 수로가 확인되고 7세기 후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교지가 발견됐다.
해당 석교지는 760년(경덕왕 19) 축조된 경주 춘양교지와 월정교지보다 제작시기가 훨씬 앞서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석교지 남쪽과 북쪽으로 연결된 도로유구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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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경북도, 경주시와 함께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경주동부사적지대(발천) 수로 복원 정비를 위한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7세기 후반 축조 추정 석교지 내부.[사진=문화재청] 2021.04.28 nulcheon@newspim.com |
문화재청은 28일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경주동부사적지대(발천) 수로 복원 정비를 위한 발굴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번 조사과정에서 확인된 '발천 유적' 조사현장을 29일 오전 10시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또 29일 오후 1시부터 30일까지 이틀간 발천 복원정비 방안을 논의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경주 동궁과 월지'와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고대 발천 수로는 오랫동안 알려져 왔던 수로와는 다른 것으로, 이번 발굴을 통해 삼국 시대에는 넓었던 하천 폭을 통일신라에 들어서면서 좁혀서 사용했던 양상과 고려 전기까지 사용되던 하천이 이후 폐기되는 시점이 확인됐다고 문홰재청은 설명했다.
또 '7세기 후반 석교지'는 너비 5.2m 정도의 조그만 하천에 비해 다리 너비가 교각을 기준으로 11m가 넘는 큰 규모로, 잘 다듬어진 장대석을 이용해 양쪽 교대를 만들고 하부에는 교각과 교각받침석 7개가 거의 같은 간격으로 배치된 형태이다. 이곳에서는 난간석, 팔각기둥, 사각기둥과 청판석 등의 석재가 상부에서 흩어진 채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석교지 남쪽과 북쪽을 연결하는 도로유구'는 초석(礎石)과 적심석(積心石)이 확인돼 기와집의 문지(門址, 문이 있던 자리)가 있었을 것으로 문화재청은 추정했다.
특히 '신문왕 3년(683) 왕궁의 북문에서 일길찬 김흠운(金欽運)의 어린 딸을 왕비로 정하고 성대하게 맞이했다는 '삼국사기' 기록으로 미루어 이번 도로유구의 발굴은 신라왕궁 북문의 위치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또 도로 서쪽 경계부는 잘 다듬어진 화강암으로 암거식 배수로를 설치했으며 통일신라 석교지와 연결되는 도로는 너비 20m 정도로, 잔자갈이 깔린 도로면 위에서는 수레바퀴흔적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발천(撥川)'은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월성 북쪽과 계림을 지나 남천에 흐르는 하천으로 신라 시조 박혁거세 왕의 왕비 알영과 관련된 '삼국유사'의 기록에서 유래됐다.
'삼국유사' 기이편은 '사량리 알영정에 계룡이 나타나 왼쪽 옆구리로 여자아이를 낳았는데 입술이 닭의 부리 같아 목욕을 시켰더니 그 부리가 퉁겨져 떨어졌으므로 그 천의 이름을 발천(撥川)이라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경북도, 경주시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2019년 10월부터 '발천' 발굴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