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글로벌 석유회사 엑슨모빌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세계적인 리더십을 되찾으면서 세계 각국이 배출 탄소 감축목표를 상향조정하기 시작했다.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회사 엑슨모빌은 위급한 체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행동주의 헤지펀드 한 곳이 엑슨모빌 이사회를 재구성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호소하고 나섰다. 헤지펀드 엔진NO1는 이날 엑슨이 "가치파괴의 대표적 기업"이라면서 "배출탄소 감축 글로벌 추세 마저도 수긍하지 않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엑슨모빌이 탄소포집과 바이오연료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투자자들에게 홍보되는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헤지펀드의 비판 요지다.
이 헤지펀드가 요구하는 엑슨모빌 이사회 개편은 올해 주총에서 위임장대결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엑손모빌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5%에서 20%수준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엑손모빌은 이런 감축 목표는 파리 기후협약과도 조화롭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헤지펀드 엔진NO1은 "엑슨모빌이 성장을 추구하면서 전반적인 온실가스 배출도 늘이는 마당에 탄소배출 축소를 더 강화해야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성이 있고 파리 기후협약과도 조화로울 것"이라고 현실은 엑손모빌이 투자자들에게 선전하는 내용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엑슨모빌의 최대주주인 블랙록이나 뱅가드는 그들의 투자원칙에서 기후위기를 최상위에 놓고 있다고 하면서 정작 엑슨모딜 이사회 개편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헤지펀드 엔진NO1은 엑슨모빌 주식을 50만달러어치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엑슨모빌 이사회 개편을 위한 의결권 전쟁에 나섰다. 그러면서 엑슨모빌이 코로나팬데믹 이전 10년간 175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파괴해 왔고 셰브론, 토탈, BP 등의 평균 85%에 비해 한참 낮은 28%라는 주가수익률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엑슨모빌도 이같은 의결권 대결에 대응해 약 1억달러의 자금을 들여 위임장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BP등이 청정에너지에 집중하는 반면 엑슨모빌은 미국내에서는 세일오일, 기니아 브라질 등 해외에서는 석유정제와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하는 형국이다.
이에 헤지펀드 엔진NO1은 "엑슨모빌을 현실적인 실행은 없으면서 허공에다 가상의 프로젝트만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헤지펀드는 "미국에서 탄소세 도입은 요원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고 있으면 탄소세를 도입했더라면 엑슨모빌도 수요감소라는 치명적인 문제에 맞서 대책을 일찌감치 강구했을 것"이라고 엑슨모빌과 함께 미국의 정책도 싸잡아 비판했다.
미국의 초대형 석유기업 엑슨모빌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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