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전세계 주요 정상들이 기후 변화 대처를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40개 주요 정상들을 화상회의 화면 앞으로 불러 모은 곳은 유엔 등 국제기구가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립주의 노선에 따른 미국 우선주의를 철폐하고, 국제사회의 리더로 복귀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 협약에 즉각 공식 복귀하고 기후 변화 어젠더를 미국이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세계 기후 정상회의도 백악관이 사실상 진행을 맡았고, 바이든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 나섰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유럽 각국과 한국과 일본 등 기존 우방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38개 정상들과 우르줄라 폰데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셀 EU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이 초청장을 받았고 모두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세계 주요 정상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놓고 '글로벌 리더'로의 복귀식을 치른 셈이다. 그는 파격적인 개막 연설로 향후 기후 변화 이슈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백악관에서 기후 정상회의를 주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오는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같은 조치들은 미국이 2050년 이전에 제로(0) 배출 경제로 가기 위한 길을 놓게 될 것"이라면서 "과학자들은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우리가 기후 변화의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더 이상 기다려선 안된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기후 변화 대처에 앞장 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50~52% 감축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는 기후 변화 대처를 강조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정부가 제시한 목표 보다도 두배 가까이 상향된 것이다.
대부분 참가국들도 '목표 상향'을 외치며 동참했다.
폰데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기존 40%에서 55%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하겠다고 말했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역시 2030년까지 기존의 26% 감축 목표를 46%로 상향하겠다고 약속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이 기후 변화 대처에 복귀한 것을 보게돼 기쁘다"며 기후 변화 이슈에 미국이 다시 중심을 잡고 복귀한 것을 환영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감축 목표 발표에 "흥분된다"고 밝혔다.
한편 '초청 손님'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로운 감축 목표는 제시하지 않은 채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에 도달한 이후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장기 목표를 거듭 확인한 뒤 14차 5개년 경제계획 기간(2021~2025년)에는 석탄 발전 증가세를 줄이고, 15차 5개년 경제계획 기간(2026~2031년)부터는 석탄 발전을 줄여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다자주의적 대응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세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