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성 스트레스 엄청났다…최근엔 외부특강 등"
"변협 회장 직후 정치입문 옳지 않아…밖에서 사회적 책무 다할 것"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찬희(56) 전 대한변호사협회장(법무법인 율촌 고문 변호사)은 지난 4년간 변호사 단체를 이끌면서 가장 큰 성과로 '변론권 확대'를 꼽았다.
이찬희 전 회장은 "서울변호사회 회장에 이어 대한변협 회장을 하면서 법원 및 검찰·경찰과 관계를 잘 형성해 변론권 확대에 힘썼다"고 20일 밝혔다.
![]() |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2021.04.15 dlsgur9757@newspim.com |
실제 이 전 회장 재임 당시인 지난해 5월 변협은 민경욱 전 의원의 투표용지 장물취득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변호인에 대해 신체 압수수색을 시도한 사건 및 경찰이 피의자에 대한 강압수사 정황을 공익 제보한 변호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했을 당시 정면 반발하며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또 회장 취임 첫 해인 2019년에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뿐 아니라 참고인이나 피해자 등 모든 사건 관계인이 변호인이 동석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기여했다. 변호인이 노트북을 사용해 메모를 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변협 회장을 하면서 정치적으로 어느 쪽에도 줄을 설 수 없는 외줄타는 심정으로 일했다."
이 전 회장에게 임기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변협이라는 단체는 내부적으로 이념이나 출신별로 다양하고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며 "법과 정치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아주 민감한 관계인데 변협이 어느 한 쪽 정치적 색채를 갖게 되면 이 조직이 분열되고 이는 변협에 대한 신뢰를 깨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이 이처럼 회무(會務)에 있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임기 종료 이후 정치에 입문할 것이란 예측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는 일선 변호사 가운데 한 명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이 전 회장은 "정치권에서 러브콜도 받았지만 제가 변협이라는 조직 대표였는데 임기 종료 후 곧바로 어떤 한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초선 의원으로 출마하는 것은 협회장을 했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며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싶지만 정치권에서는 제가 그 역할을 할 수 없고, 정치가 아니어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인권이나 변론권에 대한 외부 특강을 많이 다니고 있고 율촌의 공익활동 사단법인 온율에서 어떤 공익활동을 할지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며 "회사에서 전임 변협 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공익적 역할에 대해 많이 지원해 주신다"고 회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앞으로도 변협 회장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2021.04.15 dlsgur9757@newspim.com |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