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종 및 혈액암 등 다양한 암종 분야에서 가능성 확인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중인 항암 혁신신약 5종의 주요 연구 결과를 세계 최대 규모 암 학술대회인 AACR(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에서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AACR은 127개 국가의 회원 4만8000여명을 보유한 암 분야 세계 최대 규모 학회로 올해는 지난 10일 시작해 오는 15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고 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 한미약품] |
이번에 발표된 항암 혁신신약들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 흑색종, 혈액암 등 다양한 암종 분야에서의 혁신 가능성이 확인돼 학회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 한미약품 측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학회에서는 ▲벨바라페닙 (HM95573/GDC5573, 흑색종 등) ▲HM43239(FLT/SYK 이중저해제, 급성골수성백혈병) ▲HM97662(EZH1/2 이중저해제, 혈액암 및 고형암) ▲HM87277(ADOR 길항제, 면역항암) ▲HM97346(LSD1 저해제, 소세포폐암 등) 다섯 가지로 한미약품은 올해 AACR에 참가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많은 연구를 발표했다.
우선 이번 학회에서는 지난 2016년 8월 로슈의 제넨텍에 라이선스 아웃된 벨바라페닙의 효능을 확인한 전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벨바라페닙은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s) 중 하나인 RAF 및 RAS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다.
벨바라페닙은 BRAF(갑상선암·폐암·대장암) 변이 흑색종 모델에서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또한 약물 혈관-뇌 장벽(BBB)에 높은 투과도를 나타내 뇌전이 흑색종 모델에서 대조군 대비 우수한 종양 성장 억제 및 생존 기간 연장의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NRAS(대장암·피부암) 돌연변이 흑색종 모델에서도 종양 성장을 유의적으로 억제했으며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투여할 경우 항암 효과의 증대 및 종양 항원을 인지하는 CD8+T-세포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악성 흑색종 뇌전이 환자에 대한 벨바라페닙의 유용성과 NRAS 돌연변이 흑색종에서 항종양 면역 요법으로 새로운 임상적 가치를 보인 것이다.
한미약품은 흑색종 및 대장암 환자 137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1상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서울아산병원 김태원 교수와 제넨텍 연구진이 국내 7개 병원에서 벨바라페닙의 안전성과 항암효과를 입증하고 약물 저항성의 새로운 기전을 밝혀냈다.
제넨텍은 최근 벨바라페닙의 이같은 선행 연구 성과를 토대로 NRAS 돌연변이 흑색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면역관문억제제를 포함한 다양한 병용 요법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여기에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HM43239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유발하는 FLT3(FMS-like tyrosine kinase) 돌연변이와 SYK(비장 티로신 키나아제)를 이중 억제하는 시너지를 통해 차세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기대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HM43239의 작용 매커니즘과 강력한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를 확인한 전임상 결과 발표와 함께 기존 치료제에 의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HM43239는 지난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2019년에는 한국 식약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한미약품은 FLT3 변이 급성골수성백혈병에 대해 다른 치료에 반응이 없는 암에 시행하는 치료법인 구제요법으로 승인된 길터리티닙(제품명 조스타파)의 임상에서 나타난 약물 저항성 돌연변이 모델에 HM43239를 단독 투여했다.
이후 더 이상 상태가 악화되지 않는 완전 관해 효과를 확인했고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악성 림프종과 같은 혈액암과 다양한 고형암을 유발하는 효소의 일종인 EZH2, EZH1을 동시에 저해하는 HM97662 전임상 결과도 공개됐다.
현재 EZH2 단일 억제 기전의 항암제는 일부 기업에서 개발하고 있으나 EZH2를 억제할 때 상보적으로 활성화되는 EZH1이 약물 내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HM97662는 EZH2와 EZH1을 동시에 저해해 EZH2 단일 기전 항암제 대비 강한 효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내성 극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HM97662는 EZH2 단일 기전 항암제와 비교해 EZH2 과발현 내지 다양한 변이를 가진 림프종 및 고형암 세포주 성장과 표적 마커(H3K27me3)를 훨씬 강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새로운 기전의 항암 혁신신약과 면역항암제 등 신규 개발에 착수한 항암신약 2종도 공개했다.
먼저 아데노신 삼중 길항 면역항암제인 HM87277은 전임상 연구를 통해 신체 면역체계의 주축을 이루는 T 세포 활동 증가와 암 세포 증식, 혈관 신생, 전이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 억제 효과를 보여줬으며 동물모델에서 HM87277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투여 시 탁월한 항암효과를 보였다.
또한 LSD1 저해제인 HM97346을 통해 미충족 수요가 큰 소세포폐암과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도 확인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20%대 금액을 R&D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AACR에서 발표된 항암 분야 혁신 파이프라인은 한미약품의 미래가치를 밝게 하고 한미의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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