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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규제완화 '입김'에 금융당국 '가계부채 규제 원칙' 훼손 우려

이달 중순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여당, 연일 규제완화 한목소리…"LTV·DTI 우대해야"
금융당국 정책결정에 큰 부담될 듯

  • 기사입력 : 2021년04월09일 14:21
  • 최종수정 : 2021년04월09일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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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정치권이 청년층·무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를 강조하며 금융당국이 난감한 입장에 놓였다. 이달 중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놓고 주요 관계부처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정치권이 연일 강한 입김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해주는 방안이 유력한데 자칫 금융당국이 지난 몇년 간 강조해온 가계부채 '총량 관리'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료=뉴스핌]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 경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핵심은 대출심사 기준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 대체하고 이를 차주별 40%로 적용하는 것이다. 대출규제 끝판왕 격인 DSR을 전면 도입해 최근 급증한 가계대출을 죄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액 신용대출에 대해선 원금분활 상환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 같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목적이 최근 여당의 잇따른 '대출 규제 완화' 목소리에 흔들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연 8%까지 치솟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2~3년 안에 4%대로 대폭 낮출 목표인데 여당의 뜻대로 규제를 완화할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장기 무주택자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제공되는 혜택의 범위와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력 차기 대선 후보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LTV, DTI 등을 좀 더 과감하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의 발언은 현재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적용되는 LTV, DTI 비율을 기존 50~60%보다 더 높여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을 중심으론 가산율을 최대 10%포인트 더 부과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 60%까지, 조정대상지역은 LTV 70%까지 우대 받을 수 있게 된다. 5억짜리 집을 구입할 경우 현재 3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대출한도가 5000만원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청년층과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돕는 방안은 금융당국도 고민하던 부분이다. 하지만 관계부처와 협의가 진행되는 중에 정치권에서 먼저 나서 규제 완화를 강하게 시사한 것은 분명히 정책 결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줄이는 것과 청년층에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 중 어느 선에 맞출 것인지가 고민이다"며 "당이나 저나 크게 차이는 없을 것 같지만 필요하면 당 의견을 듣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여당의 잇따른 가계대출 규제 완화 압박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금융위가 가계부채 총량 관리의 대원칙을 지키며 여당도 만족시킬 수 있는 관리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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