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한령 해제 요구...시진핑 주석 방한 가시화
문체부도 중국 판호 발급 문제 해결 의지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등 판호 발급 기대감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최근 정부가 게임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를 위해 적극 나서면서 게임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중국 외자 판호(게임 서비스권) 문제 해결 움직임과 함께 올해 'K-게임' 기대작들이 중국 시장의 문을 열어젖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외교부·문체부, 판호 문제 해결 '한목소리'...업계 기대감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2021. 4. 3 [사진=외교부 동영상 캡처] |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한령 해제를 논의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왕 부장에게 게임을 포함한 문화콘텐츠 분야의 협력을 위해 한한령 해제를 요청했다. 이에 왕 부장은 "지속해서 소통하자"고 응답했다.
아울러 양국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조기 방한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현재로서는 8월 방한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업계에서는 지난해 시 주석의 방한이 판호 문제 해결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방한이 연기되면서 업계의 아쉬움이 컸다. 업계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한령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경우 판호 문제 해결의 실타래도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와 함께 최근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판호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도 업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앞서 황희 문체부 장관은 지난 22일 게임업계 간담회에서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해)공적, 개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겠다"며 "내년 초 베이징 올림픽과 시 주석 방한 이슈 등 환경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열린 게임산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등 게임업계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3.22 mironj19@newspim.com |
◆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미르4'...중국 문턱 넘을 기대작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중국 게임공작위원회(GPC)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2천 308억위안(약 39조3000억원)에 달했다. 한국 게임업계가 놓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사드(THADD) 배치 이후 불거진 한한령 탓에 국내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 발급이 2017년 3월 이후 0건을 지속하는 등 암흑기가 이어졌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 펄어비스의 '검은사막모바일' 등이 판호 발급을 신청한 후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의 변화가 감지된 시점은 지난해 말이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지난해 12월 판호를 발급 받으며 막혀있던 물꼬를 텄다. 이후 지난 2월 국내 인디 게임 개발사 핸드메이드가 개발한 '룸즈: 풀리지 않는 퍼즐'이 연이어 판호를 획득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1.01.28 sunup@newspim.com |
업계에서는 천공의 아레나와 같은 '서머너즈 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의 판호 발급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백년전쟁은 오는 29일 글로벌 출시된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머너즈 워 기반 중국 유저 및 현지에 대한 긍정적 브랜드 포지셔닝을 기반으로 동일 IP 기반 백년전쟁 및 크로니클에 대한 추가 외자 판호 확보 가능성에서 경쟁우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11월 위메이드가 선보인 '미르4'의 행보도 주목된다. 미르4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PC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의 공식 후속작이다. 미르의전설2는 세계 최대 동시 접속자 수 80만명이라는 기네스북 기록을 보유한 게임이다. 위메이드 역시 미르4의 중국 출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올해 현지 퍼블리셔를 선정한 뒤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을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문체부와 외교부 모두 판호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면서 업계에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내 인지도가 높은 IP를 활용한 대작 게임들이 막혀있던 판호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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