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맹비난 "세상에 대한 현실 인식 제대로 하고 정치 했으면"
安 대선 전망도 회의적 "별의 순간 이미 놓쳐... 꿈으로 사라질 수도"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세훈 후보에게 패한 데 대해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선했으면 아마 안 대표가 후보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대표가 진 이유는 뭐라고 분석하냐'는 질문에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에 자기 혼자서 처음에 12월 중순 경에 '내가 야당 단일 후보로 나가겠다' 그렇게 얘기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2021.03.25 photo@newspim.com |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지난 1월 6일 날 찾아와 단일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단일 후보로 출마를 하려면 가장 쉬운 방법이 우리 당에 들어와서 경선을 하면 당신이 단일 후보가 아니라 그냥 원샷으로 끝날 수 있으니 우리 당에 들어와라' 그랬더니 '2번을 달고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자기는 못 들어오겠다'고 그러더라"라고 상기했다.
그는 이어 "당신이 못 들어오겠다고 그러면 우리가 우리 당에서 후보를 확정을 할 테니까 3월까지 기다려라, 그때 가서 (오 후보와) 둘이 단일 후보로 (경선을) 하면 되지 않느냐. 이 두 가지의 선택밖에 없으니까 어느 걸 선택하든지 연락을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그랬더니 밖에 나가서 국민의힘에 가까이 간다는 건 절대로 불가한 것처럼 생각하고 지금까지 오지 않았냐"고 반문한 뒤, "그래서 우리 후보가 지난 3월 4일 확정이 됐는데 확정이 된 다음부터 단일 후보 협상에 들어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 협상이라는 것은 결국 가서 주고받고 할 수밖에 없는 건데 일단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자기가 요구한 대로 단일 후보 방식을 정하자고 하니까 무턱대고 우리가 그걸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생각대로 하고 시간이 점차 지나가니까 안 대표하고 오 후보가 (경선을) 했을 때, 제1야당의 조직력과 안철수의 개인적인 경쟁을 하니 안 대표가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진행자가 '지난 1월 6일 두 분이 만나셨을 때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경쟁한다고 했었어야 한다고 보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그랬으면 자기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됐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15일 총선에서 대패를 하고 당 내부가 상당히 취약하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안 대표가 오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며 "우리 당에 들어와서 (경선) 했으면 안철수가 됐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4.7일 재·보궐선거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5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지연설에 앞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3.25 photo@newspim.com |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여부에 대해선 "합당은 나중에 이제 안철수 씨 속에서 급하니까 하는 소리"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진행자가 '왜 그렇게 안 대표를 안 좋아하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안 대표를 안 좋아하는 게 아니다"라며 "내가 그분이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만났지 않나. 그 사람을 나만큼 많이 만나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솔직히 얘기해서 내가 그 사람에 대한 인격이나 모든 점에서 지도자로서의 훌륭한 자질이 있다고 나 스스로 확신을 가졌으면 안 대표로 후보 단일화를 하는 데 찬성도 했을지도 모른다"며 "그런데 그런 내가 확신이 없는 한은 나는 그런 짓을 못 하겠다는 것"이라고 안 대표의 자질을 거론했다.
이에 진행자가 '안 대표가 시장 도전은 좌절했지만 다음 대선에서의 역할은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 묻자, 김 의원장은 "글쎄 꿈이야 꿈으로 사라질 수 있겠지"라며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대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선 "또 지금처럼 무슨 단일화 가지고 옥신각신하는 그런 문제가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그 기우에서 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안 대표를 향해 "세상을 좀 분명하게 현실을 제대로 인식을 하고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예를 들어서 자기가 혼자서 생각한다고 그래서 모든 일이 성취되는 게 아니다.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추어졌을 때 그 여건을 갖다가 제대로 포착을 하라. 그게 내가 별의 순간을 잡으라는 얘기인데 그런 여건이 형성되지 않고서 혼자서 생각했다고 그래서 불쑥 나서면 그래가지고는 지도자가 성공을 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별의 순간에 대해선 "2011년도에 안철수 씨의 별의 순간이 그때 떴다. 국민의 지지도가 근 40% 가까이 됐을 때"라며 "그때 그 순간을 놓쳐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말하는 '별의 순간'에 대해 정계입문, 대선 출마 등 중요한 정치적 행위를 결정할 타이밍으로 해석한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결과에 대해선 "안 대표의 중도표가 단일화가 됐다고 해서 다 넘어오지는 않는다. 3분의 2는 오 후보에게 오고 3분의 1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한테 갈 것"이라며 "한 5~7% 정도 차이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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