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에 치러진 총선에서 확실한 승리를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과반을 얻지는 못해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3대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리쿠드당은 31~33석을, TV앵커 출신 야이르 라피드가 이끄는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 정당은 16~18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쿠드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 성향 정당들이 총 53~54석을, 반네타냐후 블록은 54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 이스라엘 의회(크네셋) 전체 의석은 120석으로, 양 측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정권 유기를 위해 연립 정부 구성이 불가피하게 된 것으로 평가됐다. 결국 나프탈리 베네트 전 국방장관이 킹메이커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네트 전 장관은 민족주의 정당 '야미나'를 이끌고 있으며 이번 선거에서 7~8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정구성을 위해 네타냐후 총리는 한때 자신의 편이었지만 지금은 관계가 다소 경색된 베네트 전 장관과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와 같이 민족주의 강경파였던 베네트 전 장관은 현재는 반네타냐후 연합 합류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모든 정파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총선은 네타냐후 집권 이래 네 번째 총선이다. 지난 2019년 4월, 9월 그리고 지난해 3월에 이은 것이다.
지난해 3월, 당시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중도성향의 청백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했으나 예산안 처리에 갈등을 빚으면서 그 해 12월 해체됐다.
중도파정당 예쉬 아티드당을 이끄는 야이르 래피드 전 재무장관이 새로운 네타냐후 총리의 경쟁자로 부상한 상황.
이러한 가운데 백신 접종 선진국으로 이끈 네타냐후 총리의 정책이 호재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비판받았던 그는 빠른 백신 접종 프로그램으로 여론의 반전을 맞이하고 있어서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지난해 재판을 받았는데, 일각에서는 그가 이번 선거로 의회 장악력을 높여 자신에 대한 법적 절차를 막으려는 계획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도 연정 구성에 실패해 재선거가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9년 4월과 9월을 제외하고 네타냐후 총리 집권 들어 연정은 수립되지 못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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