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해로 심각한 고통…면담 후 아무런 조치 안 해"
공수처 "이달 16일 서초경찰서에서 이첩된 것으로 확인"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서지현 검사에게 2차 가해를 저지른 혐의로 고소된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이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 서기호 법무법인 상록 변호사는 19일 "2차 가해 대표적 당사자 중 한 명이 경찰에서 2년간 조사를 받다가 최근 공수처로 이첩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서지현 검사가 지난 2019년 1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법정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1.24 pangbin@newspim.com |
서 변호사는 "지난 2018년경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린 뒤부터 2차 가해에 해당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검찰 내부에서 2차 가해성 발언들을 접하면서 굉장히 심각한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2차 가해 대표적 당사자였던 3명의 검사를 형사 고소한 상태"라며 "한 분은 최근 경찰서에서 2년간 조사를 받다가 공수처로 이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사건은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한 것이라 공수처가 수사하도록 돼 있다"며 "한 명만 이첩됐고 나머지는 경찰에서 여전히 수사 중이다"고 언급했다.
서 변호사는 "서 검사가 부당한 인사에 대해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고충을 호소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했는데 박 전 장관이 직접 하지 않고 해당 검사가 대신 면담을 하면서도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며 "직무유기에 해당돼서 고소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형사 고소 사건이 기소돼 유죄 판결이 나오면 추후 손해배상 청구를 할 계획"이라며 "아직 수사 중에 있어 (민사 소송 제기는) 보류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가 언급한 검사 3명 중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이첩된 인물은 권모 전 법무부 검찰과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권 전 검찰과장에 대한 고소 사건은 이달 16일 공수처로 이첩됐다"고 확인했다.
나머지 2명은 대검 검찰연구관을 지냈던 A 검사와 대검 공판송무과장을 역임한 B 검사다. 이들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해 현재 서초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김대원 판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서 검사가 안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서 검사 측은 "안 전 검사장의 무죄는 법리적 문제"라며 "강제추행과 보복인사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추행 사실은 이미 1·2심에서 충분히 인정됐고, 그로 인한 보복성 인사 개입이 촉발된 점을 원심에서도 인정했다고 본다"며 안 전 검사장 등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 전 검사장 측은 "인사개입에 대해 명확히 드러난 것이 없고, 강제추행은 기소되지도 않았다"며 "목격자나 검사들은 모두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법원에 따르면 서 검사는 2018년 안 전 검사장이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시절 자신을 강제추행하고,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보복인사를 했다며 국가와 안 전 검사장을 상대로 총 1억원 상당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안 전 검사장은 지난해 10월 서 검사에게 보복인사를 한 혐의에 대한 형사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이 재상고를 하지 않으면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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