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입성 도전
4월 중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진행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대한민국의 대표 강소기업은 물론 향후 세계적인 감속기 전문기업으로 키워가겠다."
이건복 해성티피씨 대표이사는 12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포부를 드러냈다. 국내 최초로 로봇용 감속기 개발에 성공한 해성티피씨는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시도한다. 이 대표는 상장 후 글로벌 로봇용 감속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2026년 로봇용 감속기 부문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건복 해성티피씨 대표이사 [사진=해성티피씨] |
1997년 설립된 해성티피씨는 인천 남동공단에 입주해 있다. 승강기용(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감속기와 산업용 감속기, 로봇용 정밀 감속기 등 특수 감속기를 생산한다. 감속기는 동력원인 모터에 결합해 회전수를 감소시켜 회전 출력 토크를 늘리는 장치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필수적인 부품 중 하나로 꼽힌다.
해성티피씨는 특히 국내 승강기용 감속기 시장에서는 75%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선두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전체 매출액의 83.7%(지난해 3분기 기준)가 승강기용 감속기 부문에서 발생한다.
◆ "2026년 글로벌 로봇 감속기 시장 점유율 5% 달성 목표"
해성티피씨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사업을 본격화한다. 2004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개발에 착수한 해성티피씨는 이후 다수의 정부과제를 수행했고, 독보적인 기술력도 확보했다.
이건복 대표는 "2004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감속기 설계기술, 핵심부품 정밀가공기술, 성능에 만족하는 조립기술, 시험평가기술을 보유하고, 다양한 개발 완료모델을 확보했다"며 "원천적인 개발능력 기술, 다수의 지적 재산권, 신제품 인증, 세계일류상품 인증 등 품질 인증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에서 잇따라 로봇산업 육성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로봇용 감속기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정부 역시 '제3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를 통해 국내 로봇산업 시장 규모를 2018년 5조7000억원에서 2023년 15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재 글로벌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시장은 사실상 일본의 나브테스코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해성티피씨는 품질은 동일하면서도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 등의 경쟁력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가격, 납기, 고객 주문사양 대응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현재 글로벌 로봇용 감속기 시장에서 1% 미만에 불과한 점유율을 오는 2026년 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2026년까지 최소 1000억원 이상의 매출로 5% 시장 점유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로봇용 감속기는 국내 수요도 있지만 해외 수요가 월등히 많다"며 "이에 해성티씨도 이미 해외 시장 영업망을 구축해 납품 실적과 실증 진행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성티피씨 CI [사진=해성티피씨] |
◆ "승강기용 감속기, 품질 향상·성능 개선으로 점유율 확대"
현 주력 사업인 승강기용 감속기 부문도 품질 향상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과 해외 시장 매출 확대에 집중한다. 이 대표는 "승강기용 감속기는 제품의 안전성, 신뢰성 등 품질이 중요하다"며 "품질 향상을 꾸준히 하고, 성능을 개선해 기존 국내시장의 점유율을 더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현재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시장에서 중동, 러시아, 인도 등으로 해외 시장도 확대하고자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과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았던 이력을 두고 우려의 시선을 내비친다. 해성티피씨는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약 2년간 회생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지난 3년 사이 경영 정상화가 이뤄진 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실적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것은 과다한 투자와 외부차입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회생 종결 후 현재 부채비율, 유동성 등은 동종 평균보다 양호하며, IPO를 통해 훨씬 좋은 조건에서 로봇사업 투자와 기업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회생 절차가 종료되고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최근 3년간 급격히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완전하게 정상화돼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안정적이고 지속 성장하고 있는 승강기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큰 수요가 예상돼 성장이 가능한 로봇용 감속기 사업부문을 통해 2026년 로봇용 감속기 생산 10만대 수준, 매출 1000억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은 로봇용 감속기 양산을 위한 △시설투자(50%) △제품개발(20%) △인력확보 및 운영자금(30%) 등 로봇용 감속기 양산 체계 구축에 활용할 예정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39억~532억원이며,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오는 4월 중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