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사관학교, 1학년 생도 이성교제 규정 개정키로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육‧해‧공군사관학교가 그동안 훈육 등의 이유로 금지했던 1학년 생도들의 이성교제를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 5일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자치위원회인 '명예위원회'가 1학년 동급생끼리의 이성교제, 그리고 1학년과 상급 생도간의 이성교제 사례를 '자진신고'로 접수, 생도 40여명에 대해 자체 징계를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징계는 벌점 부과, 교내 근신 처분 등이다.
해군사관학교는 지난달 26일 연병장에서 김현일 해사 교장 주관으로 79기 사관생도 입학식을 거행했다. 해사79기 생도 167명(남 148·여 19명)이 입학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해군사관학교] |
본래 3군 사관학교는 생도 훈육 차원에서 1학년의 교내 이성교제를 금지했다. 1학년 동급생끼리의 이성교제는 물론이고, 1학년과 상급 생도간의 이성교제도 철저하게 금지됐다.
사관학교 측에 따르면 그 이유는 훈육도 있지만, 1학년 생도 보호를 위해서다. 군 관계자는 "고학년 생도가 권위를 이용, 1학년 생도에게 강제로 사귀자고 하는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1학년 적응기간에는 이성교제를 금지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이다. 이 때 공군사관학교가 가장 먼저 1학년 생도끼리의 이성교제를 허용했다. 물론 1학년 생도와 상급 생도가 이성교제를 하는 건 여전히 금지 규정이다.
육사가 그 뒤를 따랐다. 육사도 1학년 생도의 이성교제 가능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규정을 고치고 있다. 다만 현재는 1학년 생도의 모든 이성교제가 금지다.
이런 가운데 해사 1학년 생도들이 이성교제를 이유로 생도 자치위에서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대 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해군 측은 "해사도 현재 1학년 생도의 이성교제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개정 범위와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공사와 육사처럼 1학년 생도끼리의 이성교제나 1학년 생도와 상급 생도의 이성교제 정도가 어느 정도 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무리 이성교제가 허용이 되고 범위가 넓혀지더라도 생도와 교관·교수·훈육요원 사이의 이성교제는 영원히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교관·교수·훈육요원은 생도를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며 "이성교제를 통해 평가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금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