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설치 놓고 "文 '속도조절' 주문했다" 발언 논란
김태년 원내대표 "그런 워딩 없었잖나" 발언 정정 요구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혹독한 국회 데뷔전을 치렀다.
유영민 비서실장은 지난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에 참석했다. 비서실장에 임명된 후 첫 국회 방문이라 관심이 컸다. 특히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파동이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시점이었기에 유 실장의 발언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결국 유 실장의 첫 국회 데뷔전에선 큰 실수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놓고 속도조절을 주문했다고 발언했다가 "그런 발언은 없었다"고 해명하며 진땀을 흘려야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유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왼쪽)과 최재성 정무수석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02.24 kilroy023@newspim.com |
유영민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속도조절 당부에 대한 입장을 묻자 "박범계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문재인 대통령이 속도조절 당부를 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이 거듭 사실을 확인하자 "팩트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장 주는 날 차를 마시면서 당부할 때 나온 사안"이라고 문 대통령이 '속도조절' 발언을 했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곽 의원이 질의를 마치자 김태년 운영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속도를 조절하라고 말한건 아니지 않나. 오해가 있을까 봐서..."라고 발언의 정정을 요청했지만 유 비서실장은 "제가 정확한 워딩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뜻이었다"고 자신의 발언을 수정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거듭 "박범계 장관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았느냐에 대해서는 국회 출석에서 말한 바 있다"며 "실장 답이 속도조절을 주문했냐는 질문에 대한 것인데 그렇다고 답하면 대통령이 워딩을 그렇게 한 것이 되지 않나"라고 질책했다.
이에 유 실장은 "제가 그 자리에 같이 있었는데 다시 확인을 해보겠다"며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니었고 그런 의미의 표현을 했다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유 실장은 정회 후 회의 막바지에 다시 발언 기회를 얻어 "정회했을 때 확인했다"며 "속도조절이라는 표현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현재의 검찰개혁, 권력기관 개혁안이 잘 안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속도 조절이라는 것으로 언론에 나왔다"며 "그 워딩은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드린다"고 해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29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가진 환담에서 "법무부는 검찰 개혁으로 수사체제의 변동이 있었는데 국민이 변화로 인해 불편하지 않도록 안착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수사체제 변화로 국가가 갖고 있는 수사의 총역량이 후퇴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려면 수사기관의 협력이 중요하다. 공수처까지 포함해 고위공직자에 대한 사정 역량이 대폭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권력기관 개혁은 끝난 게 아니다. 중요한 발걸음을 옮겼을 뿐이다. 지속적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검찰 구성원도 공감하고 스스로 개혁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 국민께 체감되는 성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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