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2시 나란히 직원 간담회 개최
성과급·인사평가 논란 등 최근 이슈 언급 주목
평소 격의 없는 소통 행보...이번 갈등도 대화로 정면돌파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국내 IT기업 '빅2' 네이버와 카카오의 총수들이 나란히 임직원 앞(임직원 간담회)에 선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직접 임직원들의 불만과 건의사항을 듣는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네이버는 최근 불거진 성과급 논란, 카카오는 김 의장의 개인 기부방안과 인사평가 논란 등이 간담회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통에 능한 두 총수가 이번 갈등도 대화로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역대 최대 실적인데 성과급은?...네이버, 총수·대표 총출동
이해진 네이버 GIO [사진=네이버] |
24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5일 오후 2시 온라인으로 '컴패니언 데이'를 개최한다. 컴패니언 데이는 경영진과 직원들이 특정 현안을 논의하는 사내 간담회다. 이번 행사에는 이 GIO와 함께 한성숙 대표가 함께 참석한다. 사전 질문 외에도 현장에서 나온 질문을 놓고 경영진과 직원들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 개최는 최근 불거진 성과급 논란으로 시작됐다. 앞서 네이버 노동조합(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은 지난 6일 전체 임직원에게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했다. 노조는 네이버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성과급 비율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산정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전체 연간 매출 5조3041억원, 영업이익 1조21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보다 각각 21.8%, 5.2% 증가한 역대 최고치다.
이에 네이버는 인사리더가 주최하는 직원 설명회를 개최키로 하고 직원들로부터 사전 질문을 받았다. 성과급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네이버는 컴패니언 데이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판을 넓혔다.
이 GIO는 기업의 총수로서 최근 불거진 성과급 등 보상 체계와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해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소통할 계획이다.
◆기부가 주제인데...카카오, '인사평가' 주요 의제 오르나
카카오 역시 같은 날 김 의장의 재산 절반 기부 방안을 놓고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온라인 간담회 '브라이언톡 애프터'를 연다.
이번 간담회는 김 의장이 지난 8일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계획됐다.
카카오는 카카오 및 계열사 전 직원들로부터 이와 관련해 궁금한 내용을 사전에 접수 받고 현장 10명, 원격 50명의 간담회 참석 인원을 선별했다. 나머지 직원들은 카카오TV 생중계로 간담회를 시청할 수 있다. 현장 질문과 함께 실시간 채팅을 통한 질문도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카카오의 직장 내 괴롭힘, 인사평가와 관련한 논란이 퍼지면서 사내·외 관심이 분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인사평가 논란과 회사 운영 전반에 관해 다양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카카오는 다음 달 11일 인사제도와 관련해 임직원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따로 마련한다. 이에 따라 이번 간담회는 본래 취지에 맞게 기부 관련 내용이 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장에서 다양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간담회의 전반적인 주제가 김 의장의 기부이기 때문에 그 방안과 사회문제 해결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카카오] 2021.02.08 iamkym@newspim.com |
◆ '소통 중시' 이해진·김범수, 갈등은 대화로 해결한다
이 GIO와 김 의장은 대표적인 IT벤처 1세대로 불린다. 유능하면서도 젊은 기업인으로서 대중적으로도 친숙한 이미지가 강하다.
두 총수가 대중 앞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직원들과는 격의 없는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GIO는 컴패니언 데이와 같은 행사는 물론 신입사원 입문 프로그램인 '코드 데이'에 참여하는 등 직원들과 대화의 장을 자주 마련하는 편이다.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도 '자신에게 편하게 연락하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에는 사내 인트라넷 게시글에 직접 댓글을 달아 이슈가 되기도 했다.
김 의장 역시 목요일 오후 5시에 열린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사내 간담회 'T500'에 종종 참석해 임직원들과 주요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눈다. 특히 카카오 설립 초기부터 영어 호칭을 도입, 수평적 소통과 친근한 기업 분위기 형성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 불거진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데도 이 GIO와 김 의장의 소통 의지와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덩치가 커지며 생기는 성장통은 필연적"이라며 "두 총수 모두 갈등을 방치하기보다는 바로바로 소통을 통해 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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