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적으로 현금화해 내부로 들이기 쉽지 않아"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이 최근 세계각국에서 해킹 활동을 통해 가상화폐를 탈취하려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현금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미국 뉴욕의 민간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관한 한 북한 관련 화상토론회에서 "(북한이) 갈취한 가상화폐 중 여전히 많은 양이 아직 현금화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회적으로 현금화해 실제로 북한 내부로 들여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
김 교수는 또 "지난 2019년 북한의 무역적자 중 절반 정도는 해킹과 관광, 러시아와 중국과의 교류 등으로 메워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면서 "이런 활동의 범위가 확대할수록 분명 대북제재에도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은 현 상황에서 내·외부적으로 현금 확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북한은 많은 우회 방안을 보색하고 있고 해킹은 그나마 어느 정도 성공을 달성할 수 있었던 분야"라고 평가했다.
뱁슨 전 고문은 "해킹은 현재 북한이 지닌 유일한 전략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앞으로도 해킹 시도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최근 전세계 각국 은행과 기업을 대상으로 13억 달러(약 1조 4000억원) 이상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빼돌린 혐의로 북한 해커 3명을 기소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기소된 이들은 전창혁, 김일, 박진혁이라는 이름을 쓰는 정찰총국 소속 해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북한의 해킹 활동은 코로나19 관련 의료기관에 대한 공격과 금전 탈취 에 집중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보안 전문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최근 '2021 세계 위협 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의 하부조직인 5개 '천리마' 조직이 이 같은 공격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4년 미국 소니영화사를 해킹한 것으로 알려진 '침묵 천리마'가 아시아 제약업체 조직에 침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로 천리마' 조직은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을 적극 활용해 국방과 의료, 미디어, 금융 등 전방위에 걸쳐 공격 대상을 물색한 뒤 이들에게 접촉해 악성 코드를 유포했다고 덧붙였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