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3일 서울 3차 1대1 토론회 개최
코로나 대책 논쟁으로 시작...막판 다소 과열도
[서울=뉴스핌] 김승현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나경원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23일 1대1 토론에서 "무상급식 사퇴"와 "총선 패배 책임" 등 다소 감정적인 이슈까지 꺼내며 치열한 논쟁을 펼쳤다.
나경원, 오세훈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3차 맞수토론에서 1대1토론 상대로 만났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3차 맞수토론에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2021.02.23 photo@newspim.com |
나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코로나 위기, 부동산 대란, 저출산, 교육현장 붕괴.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일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강인하고 끈질기고 신중한 지도자가 필요한 시기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는 사람만이 서울시를 구해낼 수 있다. 나경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물러서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도 "문재인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 달라"며 "저 오세훈은 여러분께 마음의 빚이 있다.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고 10년 동안 갈고닦아 단단해졌다. 정권교체의 초석이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모두 발언 후 첫 공방에서 나 후보의 자영업자 지원 공약인 '숨통트임론(숨트론)'의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숨트론은 기금 6조원을 마련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120만명에게 1인당 5000만원까지 1%대 초저리 장기대출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오 후보가 "우리는 1년 짜리 보궐선거 시장에 취임하게 된다. 1년 내에 현금을 나눠주는 형태의 복지정책 등 여러 가지 정책을 냈다. 그중 1년 내 실현가능 공약은 무엇이냐"고 묻자 나 후보는 "하고자 하는 공약을 하려면 아무래도 새롭게 예산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오 후보가 "이미 예산이 짜여져 있다"고 반박하자 나 후보는 "추경을 편성하고 (기존 예산을) 삭감하고 할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가 이에 "작년 서울시 추경이 5조원 정도다. 숨트론 공약은 어려움 처한 분들에게 6조원 기금을 만들어서 90조원 정도를 대출하겠다는 보증"이라고 하자 나 후보는 "코로나 위기 극복시까지 6조원이고 지금 당장 2조원만 넣어도 30조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가 재차 "올해 2조를 어떻게 마련하냐. 숨트론은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것"이라고 되묻자 나 후보는 "추경을 편성하고 깎을 것은 깎겠다. 예산 다이어트가 가능하다. 숨트론의 핵심은 코로나 위기 극복까지 버텨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 후보가 이후에도 나 후보 공약의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자 나 후보도 오 후보의 안심소득 공약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오 후보의 안심소득은 서울 중위소득(4인가구 6000만원)을 기준으로 그에 못 미치는 가구에게 부족액의 절반을 서울시가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 후보가 "안심소득이 얼마 드는지 계산해 봤냐. 12조원 정도다. 서울시 복지예산이 얼마냐"고 묻자 오 후보는 "(기존) 복지 예산 중 주던 것을 안주고 그 재원으로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가 재차 "복지예산이 엄청나게 늘지 않고서는 당장 하기 어렵다. 안심소득을 일부 해야 될 필요도 있지만 코로나 위기 속에서 가능할지 재고해보라"고 압박하자 오 후보는 "독일이 기본소득을 실험한다. 그러나 기본소득보다 안심소득이 훨씬 우파의 가치에 맞다.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하후상박으로 많이 드리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두 후보는 코로나19 피해 대책 공약 외에도 부동산 공약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23일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3차 맞수토론이 열린 가운데 후보자들이 시작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예비후보. 2021.02.23 photo@newspim.com |
나 후보는 공방을 이어가던 토론 말미에 '무상급식 투표'와 퀴어축제 이슈를 꺼냈다. 오 후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직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사퇴한 바 있다.
나 후보는 "이것마저 편 가르고 시민 사이에 왈가왈부 얘기가 나오게 하시는가. 얼마 전 퀴어축제를 광화문위원회가 결정했다. 오 후보의 생각이 뭔지 말씀 안했다"며 "이번 출마 때 조건부 출마를 거셨다. 저는 늘 오 후보를 보면서 과연 소신이 무엇인지, 철학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 부분은 미루는지 듣고 싶다"고 압박했다.
오 후보는 이에 "조건부 출마가 아니었고 열흘을 기다리면서 (안철수 대표에게) 들어오라, 그러면 야권이 분열해 패배할 일 없다고 했던 것"이라며 "퀴어축제에 대한 개인의 소신은 '저와 그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오 후보가 어제도 '원내대표할 때 한 게 뭐냐'고 했다. 참 야속했다. 원내대표로 제 책임을 다했다. 광화문에 함께 나가서 싸웠다"며 "입법부에서 벌어지는 헌법파괴, 국회법 무시행위에 한번도 안 물러섰다. 그 과정에서 협상도 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어 "그것을 비난하고 총선 패배 책임으로 탓했다. 아픈 총선 패배는 저도 반성한다"며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 후보는 누구 탓으로 돌려버리고 있다. 남 탓 정치로 미래는 없다. 오 후보가 본인 총선 패배를 중국 동포 탓 하는 것을 듣고 제 귀를 의심했다"고 쏘아붙였다.
오 후보는 이에 "나 후보가 지난 총선 패배 책임론으로 마음이 상한 것 같다"며 "제 속뜻은 장외투쟁 열심히 한 것을 비난한 게 아니다. 결과적으로 얻어낸 점이 없다는 것을 지적했는데 뼈아팠을 것이다. 정치는 결과책임이라는 말을 드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