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에 허위자료 제출…법원 "식약처, 더 철저히 점검해야"
일부 뇌물공여 혐의만 유죄 인정해 벌금 500만원 선고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세계 최초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를 인가 받을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해당 자료가 허위이거나 불충분한 자료임을 인정하면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이에 대한 심사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이들을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권성수 김선희 임정엽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오롱생명과학 임상개발팀장 조모 이사와 바이오신약연구소장 김모 상무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누드마우스 시험 결과 10마리 중 3마리에서 상피세포 악성종양이 발생했다는 시험 결과가 나왔음에도 식약처에는 '종양원성 우려가 없다'고 허위 답변한 것에 대한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성분과 관련한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를 받는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김모 씨(왼쪽부터)와 조모 씨가 2019년 11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1.04 pangbin@newspim.com |
다만 "행정관청이 충분히 확인을 하지 않은 채 허위 사유나 소명자료를 가볍게 여기고 허가했다면 이는 형법상 위계공무집행 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식약처가 인보사 2액세포 성분에 관해 피고인들에게 더 충실한 입증을 요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며 "이미 2액세포가 연골세포로서 특징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추가적인 조사나 시험을 제안하거나 검토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TD 첨부자료에 이 사건 시험결과가 기재된 보고서가 존재했음에도 식약처는 이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는 본문과 첨부자료 내용의 모순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의 충실한 심사는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전자치료제인 신약에 관한 허가를 하는 경우 더욱 국민 건강 안전 등을 고려해 철저히 점검했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이들이 미국 FDA의 임상중단 해제 통보 등 상황을 알리지 않은 채 국가 보조금 82억1000여만원을 수령한 혐의와 인보사케이주의 환자용 설명서 등에 허위·과장 문구를 넣은 점 등에 대해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조 이사의 경우 인보사 품목 허가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받을 목적으로 당시 식약처 주무 담당관에게 175만여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조 이사에게 뇌물을 받은 주무 담당관 김모 씨 역시 해당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허위 자료를 제출해 관계당국을 속인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도 상당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에 항소해 다시 법원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코오롱생명과학 법인이 식약처를 상대로 낸 인보사 제조판매 품목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 1심 선고기일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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