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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세상을 음소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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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보행자 신호등에 녹색불이 켜졌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발을 내디딘 순간 신호를 무시한 채 달려든 우회전 차량에 놀라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놓칠 뻔했다. 자동차 소리를 못듣고 앞만 보고 곧장 뛰어갔다면 그대로 차에 치였을거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기 위해 이어폰을 꽂고 음악 어플을 켰지만 정적만 흘렀다. 이어폰이 고장난거였다. 음악은 재생되고 있었지만 이어폰이 고장난 탓에 음소거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들리지 않는다는 불편함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나는 고작 이어폰 고장이지만 누군가에겐 세상의 모든 소리가 고장난 이어폰처럼 음소거 상태로 살고 있었다. '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자동차 소리가 들리지 않아 극도로 예민해졌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광주에 등록된 청각장애인 수는 1만 74명이다. 광주 인구수(144만 9115명) 대비 0.7% 정도다. 장애 유형으로 살펴보면 14.5% 정도가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리를 듣는다' 많은 이들에겐 당연한 것이지만 누군가에겐 소원일 수도 있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작년부터 체험해보고 싶었지만 어떻게 체험할 방법이 없었다. 장애인복지관에 문의해봐도 청각장애인 체험은 달리 체험할 방법이 없어서 교육차원에서도 늘 고민인 부분이라고 했다.

지체장애인 체험은 휠체어를 타면 됐고, 시각장애인은 눈을 감으면 됐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체험은 소리를 완벽하게 차단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체험 우선순위에서도 점점 밀리게 됐다. 이제는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는 생각에 완벽한 소리를 차단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봤다.

◆ "안들려. 뭐라고?"

스펀지 귀마개로 1차로 귓구멍을 막은 뒤 2차로 묵직한 소음 차단 덮개까지 착용하면 엄마의 잔소리가 립싱크로 보이는 정도는 됐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예비군에서 사격할 때 스펀지 귀마개로 귓구멍을 꽉 막으면 총소리를 많이 줄일 수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근처 1000원 마트에 가서 귀마개를 구매 후 길거리에서 착용해보니 자동차 소리가 고요하게 들렸다. 하지만 이정도는 조용히 말해도 대화 내용을 다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인터넷 검색 도중 '소음 차단용 귀덮개'를 찾았다. 바로 택배 주문을 했다. 설날 연휴로 엄청나게 많은 물량이 있었음에도 배송이 빨랐다. 택배 체험으로 알게 됐지만 명절에는 일당을 2배로 준다고 해도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많은 물량이 쌓인다(TMI).

2일만에 도착한 헤드셋과 비슷하게 생긴 귀덮개와 스펀지 귀마개를 같이 착용해보니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음소거 한 것처럼 세상에 나 혼자 남은 기분이었다. 물론 소리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었지만 모든 소리가 '웅~~' 이렇게 들려서 가까운 곳에서 나누는 대화 내용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불가피하게 벗어야 하는 상황을 제외하곤 6일 동안(6~11일) 착용하면서 평소와 똑같은 일상을 보냈다.

◆ 푸른 바다 앞, 들을 수 없는 파도 소리

신안군 바다. 눈으로만 봐도 좋을 것만 같았지만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바다는 앙꼬 없는 찐빵과 같았다. 사진 이쁘게 찍으려다 밀려온 파도에 신발이 다 젖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주말을 맞아 친구들과 전남 신안군으로 1박 2일 여행을 갔다. 일에 치여 사는 직장인들에게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 만큼 힐링되는 것도 없기에 체험을 핑계삼아 휴식하러 갔다.

설레임을 가득 안고 바다에 도착했지만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는 바다는 적막함 그 자체였다. 갈매기의 '끼룩끼룩', '쏴아~' 파도 소리도 들을 수 없자 보이는 것 만큼 듣는 것 또한 감정을 느끼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았다.

◆ '코로나19' 1년...청각장애인에게는 더 끔찍한 시간이었다 

식사 중에 나누는 대화에서도 소통이 힘들어서 글씨로 작성해서 대화를 나눠야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30여분을 가만히 앉아 바다 풍경만 바라봤다. 파도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가슴으로 느낄 수는 있었다.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나 홀로 온전히 나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끝이 안보이는 바다, 출렁이는 파도, 날아다니는 갈매기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족하지만 기분 전환하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겪어보니 문제는 따로 있었다. '소통'이었다. 오랜 시간 바다만 바라보고 있으니 그만하고 숙소로 돌아가자는 친구들의 말이 들리지 않아 뒤에서 '툭' 하고 건드리는 가벼운 터치에도 깜짝 놀라 심장이 주저앉는 느낌이었다.

가까이 마주보고 있을 때에도 문제였다.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다른 유형의 장애와 마찬가지로 청각장애도 정도의 차이가 많이 있다고 했다.

보청기나 인공와우 등을 착용하면 비장애인과 비슷한 일상이 가능한 사람도 있는 반면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보통 입모양을 보고 하는 구어나 손으로 하는 수어를 써서 대화한다고 했다. 

최대한 소리를 들을 수 없도록 체험하려고 했기에 묵직한 귀덮개를 내 몸처럼 착용하고 다녔다.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고 대화 내용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착용하고 있는 마스크로 인해 바로 옆에 있는 친구의 말도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저 마스크가 들썩거리는 모습을 보고 '무슨 말을 하고는 있구나' 정도로만 짐작할 뿐이었다. 청각장애인들은 1년여간을 기본적인 소통 자체도 사치로 느껴질만큼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 집콕 하라고요? "집에선 아무것도 못해요" 

설날의 묘미는 역시 집에서 보는 설 특선영화다. 하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보는 한국영화는 자막이 나오지 않아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웠다. 설 음식을 많이 먹어서 뒷목살이 접힌 상태로 영화를 보는 전 기자 [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평일은 여느 때처럼 재택근무를 했다. 기사를 작성하는건 듣지 않아도 됐기에 불편함이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취재원에게 걸려온 전화에 생각이 바뀌었다. 전화가 왔으니 당연히 무슨 말을 하고 있겠지. 짐작만 할 뿐 알아들을 수가 없어 메시지로 남겨달라고 했다.

점심을 먹고 쉬는시간. TV에는 설 특선영화들이 나오고 있었다. 여러번 봤던 영화였지만 자막이 나오지 않아 어떤 전개로 흘러가는지만 기억을 더듬어서 이해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막이 나오는 외국영화를 보는 편이 더 영화 감상이 편했다. 보고싶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볼 수 있는 것만 봐야 했다.

유튜브 자막 서비스를 이용했다. 도를 아십니까 퇴치 영상이라는 제목이지만 자막만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사진=유튜브 캡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자막이 안나오는 TV를 보는 것 보단 유튜브를 보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노트북을 켜고 유튜브에 평소 자주 찾아보던 몰래카메라 채널을 검색했다. 화면 하단에는 '자막 서비스' 기능이 있기에 눌러봤더니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자막이 나왔다.

다른 채널의 유튜브 영상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체적으로 자막을 넣은 채널 외에는 자막서비스가 엉터리였다. 그중 하나를 적어보겠다. '얼굴 찾고 찾아도 잠깐만 자 서영훈 인데 자주 20 모조 악어 모이게' 무슨 말인지 해석 가능한 분은 kh10890@newspim.com으로 답을 알려주시길.

◆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

청각장애인들은 갑작스레 전화해야 할 상황이 제일 막막하다고 했다. 저녁 늦은 시간 은행 ATM 업무를 보러 왔다가 기기고장으로 전화해야 상황이 오면 막연하게 누군가 지나가길 기다려야만 했고, 다른 일상생활에서도 전화하는 것에 가장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사진=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캡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 지체장애 체험을 할 때도, 시각장애 체험을 할 때도 똑같이 했던 말이다. 당장은 장애인을 위한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휠체어가 편하면 유모차, 물건을 끌고 가는 사람 모두가 편한 것처럼 조금만 입장을 달리 보면 결국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편안해지는 거였다.

청각장애도 마찬가지다. 취재차 만난 어르신들의 대부분은 여러번 번호를 눌러야 하는 관공서, 은행 등 전화를 거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들린다고 해서 모두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녔다. 보이는 ARS만 도입 됐어도 모두가 편할 일이었다.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은 곧 일상의 모든 것이 불편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관공서, 병원, 동네 맛집 예약 등 전화가 필요한 곳에 나 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들은 실시간으로 수어나 문자로 중계통역을 해주는 손말이음센터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옆에 있는 지인 등을 통해서 전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한 청각장애인은 "만약 누군가가 '전화 좀 해주세요'라고 한다면 그건 청각 장애인이 보내는 도움의 신호이다"고 이 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

또 "보청기 한 사람, 특히 아이들을 보고 측은하게 생각하지 말아달라. 눈이 나쁜 사람이 안경 쓰듯 잘 안들리는 사람은 보청기를 끼는 거라고. 그 작은 기계로 청각장애인들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조금 불편할 뿐, 불쌍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개그맨 신동엽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친형의 청각장애 사실을 털어놨다. 국내에 등록된 청각장애인의 수는 37만 7000여 명이다. 누군가의 친형일수도, 누군가의 이웃일수도 있다. 서로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사진= KBS '안녕하세요' 화면영상 캡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모든 사람들이 며칠간만이라도 눈멀고 귀가 들리지 않는 경험을 한다면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축복할 것이다. 어둠은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하고 침묵은 소리를 듣는 기쁨을 가르쳐 줄 것이다"라는 헬렌켈러의 말처럼 6일간의 체험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느꼈다.

소리를 듣는 것은 돈이 필요한 것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누려지는거였다. 그러다 음소거 속 세상을 살아보니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순간 다른 신경에 집중하느라 극도로 예민해졌고, 소통이 힘드니 사람과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인터넷 강의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진행한 탓에 화면이 아닌 책을 보는 것이 이해가 더 빨랐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그러다보니 수다를 좋아하는 내가 입을 열지 않게 됐고, 좋아하는 음악·영화 감상도 내겐 먼 이야기가 됐다. 인터넷 강의 강사의 말은 알아들을 수 없어 40분짜리 강의를 듣는데 3시간은 걸렸던 것 같다.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언제 끝날 걸 아는 체험이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들은 평생 겪을 일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청각장애인 중 92.8%가 후천적으로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 특히 만 20세 이후 청각장애가 발생한 이들도 78.4%나 된다. 뭔가를 잘못해서 장애를 앓게 된 것도, 운이 나빠서 아픈 것도 아니다. 그냥 어쩌다 보니 질환, 사고 등으로 그리 됐을 뿐이라는거다.

갑작스럽게 생긴 장애에 수어를 배우지 못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문자언어로 대화를 주고 받는 필담(筆談)으로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다. 그러니 수어를 모른다고 청각장애인과 소통을 절대 못할 것이라고 지레 겁먹고 피하지 말아 달라.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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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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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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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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