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제설작업이 곧 미사일 발사 징후는 아냐"
"김정은 등 귀빈 방문 대비하는 것일 수도" 관측
美 전문가들 "광명성절 도발 가능성…징후는 없을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제설작업을 진행한 모습이 포착됐다. 발사 준비 징후가 포착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두고 "예상치 못한 도발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지난달 30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제설작업이 이뤄져 발사장 내 주요 시설에 지속적인 접근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
38노스는 "수직엔진시험대, 로켓·미사일 조립건물, 행정·보안동, 방문자 숙소, 귀빈용 관측소, 국가우주개발국 건물 및 헬기장 등 주요 시설들에 대한 제설작업이 진행됐다"고도 전했다.
다만 "미사일 발사대 주변 제설작업 속도는 느린 편으로 여전히 작업이 진행 중이며, 연료·산화제 벙커로 가는 접근로는 아직 제설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38노스는 그러면서 제설작업을 미사일 발사 등의 징후로 곧바로 연결지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위성발사장에서 제설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사일 발사나 엔진 시험 징후는 없었다"는 것.
특히 "발사장 근처 철길에 눈이 쌓여 있어 최근 열차가 다닌 흔적이 없고, 최근 운반시설에서 미사일 발사 지점으로 자재가 옮겨진 적이 없다"며 "발사장 주요 시설 근처에서 차량의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전문가들 역시 RFA와의 인터뷰에서 38노스와 같은 입장을 전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제설작업이 향후 미사일 발사 실험을 위한 준비 단계일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일반적인 관리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연구원도 "이번 제설작업은 시설을 적절히 관리하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타운 연구원은 "과거에는 발사대와 관련 시설에 제설작업이 먼저 이루어진 데 비해 올해는 귀빈용 관측소에 먼저 제설작업이 이뤄졌다"며 "이는 귀빈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번 제설작업이 실험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김정은 총비서와 같이 고위직 관리가 곧 시설을 방문하거나 시설에 새로운 관리자가 임명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오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을 전후로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이달 중 도발을 감행할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북한의 도발은 가능하다"며 "그럴 경우 그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은 대부분의 경우 예상치 못하게 도발을 감행했다며 북한이 미리 도발 징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셉 버뮤데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과거 어떠한 징후를 보이지 않고도 한국, 일본, 미국 등을 향해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며 "현재 미국 바이든 행정부 초기라는 점과 한국이 다음 대선을 대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김정은 총비서와 고위 관리들이 손익을 따져 도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