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2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위대 50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시위 현장. 2021.01.31 [사진=로이터 뉴스핌] |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석방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그를 석방하라!"고 외쳤고 일부 시위대는 푸틴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모스크바 북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폭동진압 경찰 앞에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우리는 당신들의 적이 아니다"라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상테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경찰은 현장에서 테이저건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는 등 대규모 체포 작전에 나섰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인포(OVD-Info)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1608명이 체포됐고 전역에서는 5000명 이상이 잡혀갔다고 알렸다.
러시아 경찰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에서는 2000명 정도가 모인 것으로 추산했지만 AP통신은 상테페테르부르크에서만 수천 명의 시위대가 있었다고 보도하는 등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경찰 수백명은 도시 중심지로 배치돼 지하철역과 주요 거리를 봉쇄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항공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의식을 잃었다. 당시 항공기는 옴스크에 비상착륙했다.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옛 소련 시절 쓰여진 신경작용제 '노비촉'(Novichok)에 중독됐다며 러시아가 배후라고 독일 정부는 발표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귀국했으나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돼 현재 구치소 수감 중이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2014년 공금횡령 사건 연루 유죄 판결과 관련한 집행 유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수배자 명단에 올라와 있었고, 현재 모스크바 법원에서는 그의 판결 실형 전환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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