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통합 대비 노선 확대 전략
중장거리 수요 확보가 관건…기종 확대 부담 가중 우려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거리 노선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중·장거리 노선에 대한 저가 항공 수요 확대를 고려한 포석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부담이 가중될 거란 우려가 커진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에어버스 A330-300 3대를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운수권을 확보한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하와이 호놀룰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취항한다는 목표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 [사진=뉴스핌DB] |
에어부산 역시 중거리 노선 확대를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 특히 지난해 2대를 도입한 A321-200 네오(NEO) 기종은 기존 A321 기종과 비교해 엔진 효율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항속거리가 늘어난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에어부산은 중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해졌다. 에어부산은 해당 항공기를 이용해 지난 30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노선을 운항한 바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종식 시점에 맞춰 차세대 항공기를 활용해 노선을 다각화해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앞서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검토했지만 김해공항 활주로가 중대형기 운항에 부적합해 도입을 보류한 바 있다.
이처럼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해당 노선에 대한 LCC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적기 가운데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만이 중·장거리 노선을 주로 운항 중이다. 특히 수요가 많은 미주노선의 경우 FSC 항공노선이 유일하다.
LCC들은 이러한 인기 노선에 대해 저가 항공 수요가 있다고 보고 노선 확대를 추진해왔다. 앞서 LCC 출범 이후 동남아시아 등에 대한 항공 수요가 급증하며 시장을 열었던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함께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LCC 통합이 함께 추진되는 만큼 나머지 LCC들은 초대형 LCC 출현에 대비해 생존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거 동남아시아 노선이 싸다고 해서 수요가 늘어날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LCC가 수요를 창출해냈다"며 "LCC들이 항공권 가격을 낮추면 미국 여행을 안가던 사람들이 소비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통합 LCC가 출범할 경우 중장거리 노선을 선점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국적기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을 고려할 때 수요가 충분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어 수요 회복을 알 수 없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기존에 보잉 737 단일기종으로 운영하던 티웨이항공은 이번에 에어버스 기종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고정비용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항공 정비는 물론 조종사, 승무원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추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CC의 최대 강점인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 확대를 고려하면 티웨이항공이 기종을 늘리는 것은 비효율적인 결정"이라며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항공기 도입이 자칫 부담을 키우 수 있다"고 밝혔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