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해 첫 날부터 신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관련주는 전 거래일 대비 2.83%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전체 118개 종목 가운데 89개사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위) SK하이닉스(아래) [사진=뉴스핌DB] |
반도체 대장주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신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최고가인 8만4400원을 터치했고, 8만3000원에 마감하며 8만 원대에 안착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21.44% 가량 상승한 데 이어 새해 시작이 좋은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6.33% 오른 12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12만8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강력한 유동성 효과에 힘입어 이들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한동안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D램 수요 회복과 맞물려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모바일 D램 주문이 증가됐고, 언택트 수요 강세에 따른 PC D램도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까지 약세가 이어질 서버 D램 주문만 2분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하면 전 부문에 걸친 수요 증가와 소프트웨어임대서비스(ASP)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2년에 걸친 메모리 반도체 투자 부진과 반도체 업체들의 낮은 재고 수준은 CY21, D램, 낸드 수급의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물량 증가와 더불어 가격 상승 가능성도 슈퍼사이클을 앞당기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엔 재고소진에 따른 구매물량 축소에 따라 공급사들이 '가격을 적당히 깎아라'고 요구했던 것과는 반대로 올해는 고객사들이 '가격을 적당히 올려라'라고 요구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가격 사이클이 개선되는 시점에서 기존 목표가를 달성했지만 펀더멘탈의 개선이 현실화된다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목표가를 상향조정했어도 글로벌 투자가에게는 이들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저평가 수혜주를 찾아 투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반도체 관련주 가운데 오킨스전자(29.85%)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에프에스티(15.20%), 나인테크(12.37%), 에이티세미콘(10.47%), 아이텍(10.47%) 등이 10%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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