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과 2012년 첫 인연…20대 총선 전 영입인사로 발탁
첫 미래창조부 장관 출신...코로나19 극복·퇴임 준비 등 과제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의 마지막 날 청와대 개편을 단행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대신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유영민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임명됐다.
역대 마지막 비서실장은 통상 청와대 순장조의 리더로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으로 엮인 인사였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시작한 IT전문가 겸 사업자로 지난 20대 총선 당시 영입인사인 유 실장이 임명된 것은 다소 의외의 인사다.
유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1951년생으로 한국 나이 70세다.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 동래중학교와 동래고등학교,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했으며 ICT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유영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2019.09.06 alwaysame@newspim.com |
◆ LG CNS, 포스코 ICT 등 거친 ICT 전문가
2012년 대선캠프서 문대통령과 첫 인연, 20·21대 총선서 낙선
신임 유 비서실장은 LG전자 전산실을 시작으로 LG전자 정보화 담당 상무, LG CNS 사업지원본부 부사장, 금융ITO 사업본부 부사장을 거쳤다.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에는 제4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을 맡아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후 동의대 초빙교수, LG히다찌 고문, 포스코ICT COO,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 등을 역임한 기업인 출신이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지난 2012년 대선캠프에서 경제정책 자문단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부산 출신으로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이른바 '부산파' 인사들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문재인의 사람'이라고 불릴 정도의 인연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인재영입 11번째로 입당하면서다. 유 비서실장은 이후 민주당의 험지인 부산 해운대구에서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도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유 실장은 이후 문재인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문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인 한광옥 전 비서실장(가운데).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 역대 정권 마지막 靑 비서실장은 '독이 든 성배'
대통령 신임 깊은 최측근 인사 기용했지만, 유영민 깜짝 발탁
유 실장은 이른바 '친문' 핵심인사로 알려진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비해 문 대통령과의 인연이 오래되진 않았다. 문 대통령의 신뢰가 깊은 것이 알려졌지만, 다소 의외의 인사인 셈이다.
그동안 역대 대통려은 사실상 순장조의 리더 역할을 하는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에 신임이 깊은 최측근 인사를 기용한 바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이며 내무부 장관을 지낸 김용태 비서실장을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원한 DJ맨'으로 불렸던 박지원 전 문화공보부장관을 선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은 '노무현의 친구'라고 불렸던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을 맡았고, 대통령 탄핵 위기 이후 돌아와 시민사회수석 및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SBS 사장 출신인 하금열 SBS 상임고문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자신을 지지했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이들 모두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이들 중 상당수는 대통령 퇴임 후에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정권의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은 권한은 크지 않으면서 책임은 큰 이른바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릴 정도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 1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유영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kilroy023@newspim.com |
◆ 유영민, ICT 등 정책 전문성과 의사소통 능력 강점
문재인 정부 3기 청와대, 재계와의 소통 강화될 듯
유 신임 비서실장은 IT와 실물경제에 경험이 깊다. LG CNS, 포스코 ICT 등을 거치며 향후 문재인 정권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디지털 뉴딜에 중요한 정보통신 기술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유 비서실장은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점도 강점이다. 중진의원 출신으로 장악력이 강하지만 다소 의사소통에서 부족함을 보였던 노 전 비서실장과 다른 청와대 비서실의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기업과의 소통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유 실장은 과기부 장관 시절에도 부처 관련 산업 CEO들과 활발히 소통한 바 있다. 유 실장은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와 리더십을 갖췄으면서도 정책에 대한 감각도 있는 인사를 발탁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초유의 위기를 수습하고,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들을 정리하면서 대통령 퇴임을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유 신임 실장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