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협상 타결 기대감 속에 위험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사흘 연속 올랐던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
대표적인 위험 통화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달러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고,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도 브렉시트 소식 이후 달러화에 대해 상승했다.
23일(현지시각)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가 0.33% 하락한 90.3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0.16% 상승한 1.2182달러를, 파운드/달러 환율은 0.99% 상승한 1.3497달러를 기록하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가치가 올랐다.
달러/엔 환율은 0.09% 하락한 103.54엔으로 엔화가 달러에 대해 소폭 상승했고, 호주 달러는 0.72% 상승한 0.7579달러로 역시 미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9개월간 지속되어온 영국과 EU의 무역협정이 마지막 관문인 어업 관련해서도 진전을 보이면서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이미 협상이 끝났으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날 저녁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도 양측 법률팀이 세부사항을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브렉시트 후속 합의안을 도출하기 직전이라고 전했다. 합의안은 이르면 23일 밤이나 24일 중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브렉시트 타결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국과 유럽, 영국의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고 미 달러는 낙폭을 확대했다.
올해 달러 인덱스는 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전방위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쏟아낼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면서 6% 이상의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의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도 주식 시장과 신흥국 통화 상승에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TD증권의 메이젠 이사 선임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3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며 "백신이 추가되면서 지난 여름부터 확인되어온 달러화 약세를 굳혔다"고 말했다.
로젠버그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서치 노트에서 "기술적 척도들이 과매도에 따른 반등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있다"면서도 "추세, 이동 평균, 중기 모멘텀 모두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달러화가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재됐으나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0만3000건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예상(88만5000건)과는 달리 하락했다. 11월 소비지출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고, 미국 신규 주택 판매도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다. 지난달 개인소비는 전달보다 0.4% 감소했다. 신규주택판매도 전월 대비 11% 급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가 통과시킨 약 9000억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안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면서 거부했지만, 브렉시트 기대감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 1인당 600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에 대해 터무니없이 적다며 액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에 대해 0.7% 상승했고 뉴질랜드 달러화 역시 0.87% 오른 0.7100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