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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내년 약달러가 지속되며 미국 주식부터 이머징 마켓, 산업 금속까지 위험자산이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베팅이 지속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상최저 금리, 막대한 재정적 경기부양,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올해 들어 미달러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6% 하락하며, 2017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마켓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로이터폴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가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미달러 하락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과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톨배큰캐피탈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퍼브스 최고경영자(CEO)는 고객 노트에서 "약달러가 지속될 모든 여건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약달러는 미국산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미국 수출업체들에 호재가 되고, 외국에서 거둔 수익을 달러로 전환하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에도 유리한 여건으로 작용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는 미달러가 10% 하락할 때마다 S&P500 주가지수 상장 기업들의 순익이 약 3%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또한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에 따르면, 주요 무역 파트너국들의 통화 대비 미달러 가치를 뜻하는 달러화 무역가중치가 0~3% 하락한 후 몇 년 간 S&P500 지수는 평균 22% 이상 상승했다.
올해 달러화 무역가중치가 1.3% 넘게 하락한 만큼, 내년 주식 투자 전망이 매우 밝다고 비스포크의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약달러는 원자재 가격도 끌어올린다. 미달러로 책정되는 원자재 가격은 달러가 하락하면 외국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로베코의 제로엔 블록랜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달러 하락은 상품 가격에 이중 호재"라며 "대부분 상품 가격이 달러화 표기일 뿐 아니라, 약달러 시기는 통상 경제성장세가 강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원유부터 금까지 상품 시장 전반이 랠리를 펼치며, S&P/골드만삭스 상품지수는 지난 4월 말 이후 74% 가량 급등했다.
한편 채권시장이 약달러에 대응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물가연동채권(TIPS) 등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자산에 익스포저를 늘리는 것이라고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의 글로벌 채권 대표인 타노스 바르다스가 설명했다.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지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지난 10년 간 대체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안정목표치인 2%를 밑돌았으나, 수조달러에 달하는 정부의 경기부양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약달러는 이머징 마켓에도 호재다. 달러화 부채가 막대한 신흥국들의 자본조달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MSCI 신흥시장지수는 올해 들어 13% 올랐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애널리스트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미달러 비중을 줄이는 대신 이머징 마켓 주식 비중을 늘렸다. 특히 한국과 인도네시아 주식에 주목했다.
하지만 달러 상방 리스크는 여전하다.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긴축으로 돌아서거나, 부정적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은 재빨리 안전자산으로 돌아설 수 있다.
이번 주 영국에서 감염력이 더욱 높은 코로나19(COVID-19) 변이에 의한 감염이 확산됐다는 소식에 미달러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급등함으로써 이러한 리스크를 여실히 드러냈다.
삭소방크의 존 하디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메마르면 결국 미달러가 안전자산 중에 안전자산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