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합의가 임박했다는 보도와 변종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영국과 국경을 폐쇄했던 프랑스가 조건부로 국경을 재개방했다는 소식에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 장단기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3년 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23일(현지시각) 미국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bp(1bp=0.01%포인트) 상승한 0.950%를 기록했다. 2년물은 1.6bp 오른 0.137%, 30년물은 3.2bp 오른 1.685%에 거래됐다.
1개월물은 0.9bp 하락한 0.066%를 나타냈고, 1년물과 3개월물은 각각 0.6bp, 0.2bp 하락했다.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 격차는 85bp로 확대되면서 지난 2017년 10월 이후 수익률 곡선이 최대로 가팔라졌다.
10년물 국채와 같은 만기의 물가연동국채(TIPS)의 수익률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향후 10년간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반영하는 10년 BER(breakeven rate)은 1.98%로 2019년 초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9개월간 지속되어온 영국과 EU의 무역협정이 마지막 관문인 어업 관련해서도 진전을 보이면서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이미 협상이 끝났으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날 저녁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도 양측 법률팀이 세부사항을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브렉시트 후속 합의안을 도출하기 직전이라고 전했다. 합의안은 이르면 23일 밤이나 24일 중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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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두 달만에 다시 문을 연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BMO캐피탈마켓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인 이안 린젠은 로이터통신에 "브렉시트 합의와 관련된 긍정적인 헤드라인에 따라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면서 "이번주 거래량이 많지 않아 유동성이 낮고 변동성이 높다 보니 움직임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전달했다.
프랑스가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48시간 동안 폐쇄했던 영국 국경을 재개방한 점도 위험 자산 선호 심리를 높였다. 도버항 등 항구와 유로터널을 통한 프랑스 입국도 금지되면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국경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해소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920억달러의 코로나19 부양안에 포함된 미국인 1인당 지급하는 600달러가 터무니없이 적다고 말하면서 법안을 수정하지 않으면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인당 600달러가 아니라 2000달러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시장 기대와는 다르게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업이 규제를 받고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0만3000건으로 직전주 보다 8만9000건 줄었다. 전문가 기대치는 88만5000건이었다.
11월 소비지출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고, 미국 신규 주택 판매도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다. 지난달 개인소비는 전달보다 0.4% 감소했다. 신규주택판매도 전월 대비 11% 급감했다.
FHN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경제 지표는 약세론자 예상 보다도 전반적으로 약했다"며 "이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 예상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채권시장은 24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에 조기 폐장하며 크리스마스인 25일에는 휴장한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