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뉴발란스 온라인 역대급 매출
이랜드월드 재고부담 심화...사업 새 판 짠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이랜드월드가 여성복 사업을 포기하고 패스트 패션(SPA)과 스포츠 사업부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패션업황 악화로 여성복은 재고 부담이 심화된 반면 스파오와 뉴발란스는 매년 매출 최고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탓이다. 이랜드그룹은 비효율 오프라인 패션 매장을 축소하고 온라인몰 투자를 강화해 내년도 온라인 매출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고맙다, MZ세대"...불황에도 스파오·뉴발은 살아남았다
28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는 뉴발란스 사업부와 스파오 사업부 중심으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그룹의 지주사로 의류 제조 및 도·소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12.23 hrgu90@newspim.com |
이랜드월드 지난달 여성복 사업부를 분할한 뒤 매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달 말까지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투자의향서를 접수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엔 인력도 같이 이동하고, 투자만 받을 경우엔 사업부 인력이 이랜드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여성복 사업부가 분리된 이후엔 SPA 사업부와 스포츠 브랜드 사업부만 남게 된다. 현재 SPA 사업부엔 스파오와 후아유, 스포츠 사업부엔 뉴발란스와 폴더가 있다. 특히 스파오와 뉴발란스는 자체 매장이 각각 115개, 371개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부다.
이랜드월드가 SPA와 스포츠 사업부만 남긴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올해 스파오와 뉴발란스는 전년 대비 각각 300억원이 늘어난 3500억원, 4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패션업계 불황을 가뿐히 피해간 것이다.
이는 스파오와 뉴발란스가 구매력이 높은 MZ세대로부터 선택받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뉴발란스는 1020세대 소비자의 구입이 잦은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에서 브랜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파오는 국내 정상급 SPA인 유니클로가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받자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12.23 hrgu90@newspim.com |
◆지난해 역대 최저 재고회전율...온라인 中 사업 재편 속도
업계는 이랜드가 여성복 사업을 접은 것을 두고 '전통 의류 사업의 종말이 왔다'는 분위기다. 이랜드는 국내에서 의류 사업 헤리티지가 있는 저명한 그룹이다. 이번에 매각하는 로엠과 미쏘, 에블린, 클라비스, 더블유나인, 이앤씨 등 6개 브랜드도 오프라인 매장만 50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여성복 판매 저조로 이랜드월드의 재고부담이 심화되면서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이랜드월드의 재고자산은 325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재고자산회전율도 3.62회로 크게 줄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기업의 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랜드는 사업 재편과 동시에 온라인 중심의 투자도 단행할 예정이다. 현재 이랜드그룹은 리테일리테일 소속 비효율 점포를 정리고 있다. 이달에만 동아마트 수성점, 뉴코아아울렛 모란점, 뉴코아아울렛 안산점 등 3곳의 영업을 중단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사업 계획의 일환으로 리테일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랜드 점포 소속 패션 매장이 줄어들면서 온라인몰에 사업 역량을 강화할 여지도 늘었다. 패션사업부의 온라인 사업은 올해도 가능성을 봤다. 뉴발란스 온라인몰에서 993모델을 복각해 재출시 한 뒤 추첨식(래플)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온라인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올해 스파오 단독몰을 선보여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스파오, 뉴발란스 등 브랜드별 전문몰 강화를 진행해 온라인 매출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