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온라인몰, 장보기 수요 증가...업계 "사재기는 아냐"
1차 대유행 때와 소비행태 차이..."불안감 해소·장보기 시장 확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생필품 중심으로 사재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지난 주말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는 일부 생필품 주문이 늘긴 했지만 장보기 수요가 한꺼번에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조기 품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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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울시는 지난 5일 오후 9시 이후 시내 마트와 독서실, 미용실 등 일반 관리시설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사진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 대형마트 입구에 설치된 안내문의 모습. 2020.12.06 dlsgur9757@newspim.com |
올해 초 대구·경북이 중심이 됐던 1차 유행 때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난 것과도 대비된다. 최근 급격한 코로나 재확산세에도 생필품 소비 행태가 차분해진 것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대형마트, 지난 주말 생필품 수요 늘어..."사재기는 아냐"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지난 주말(지난 19~20일)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된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1~12일 전체 매출 증감 폭(1.7%)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생필품 매출이 평소보다 증가했다. 다만 매출 증가율이 사재기로 판단할 수준은 아니었다. 진열대에서도 생필품 상품이 텅 비거나 재고가 소진되는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실제 롯데마트에서 '상온밥죽' 매출은 29.8% 증가했고 라면(17.3%), 두루마리 휴지(14.9%) 순으로 많이 팔렸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같은 요일 대비 19.8% 매출이 늘었다. 먹거리와 간식류를 찾는 고객이 증가한 결과다. 해당 기간 가공식품과 육류가 각 매출이 26% 늘었고 채소(23.9%), 과일(22%), 델리(20.6%), 수산물(20.4%) 등이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 업계는 지난 주말 동안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재기 현상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인 오는 25일이 성탄절 연휴인데다 오는 27일 대형마트 휴업일이 겹쳐 장보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번 주에 성탄절 연휴와 마트 의무휴업일(오는 27)이 끼어 있는 만큼 마트가 영업하는 주말 동안 장을 봐 놓으려는 고객들의 수요가 있어 매출이 늘어난 것뿐"이라며 "사재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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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달 19 20일 이틀간 대형마트 및 온라인몰 매출 추이.2020.12.21 nrd8120@newspim.com |
◆온라인몰에도 '장보기 수요' 몰려...'주문 폭주'은 없었다 왜?
온라인몰에서도 먹거리 수요가 몰려 주문이 급증했다.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이 운영 중인 장보기 서비스인 '쓱배송'의 지난 주말 평균 주문마감률은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전 주말인 지난 달 28~29일 대비 95.1%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주문마감률은 91.2%, 일요일인 20일에는 99%로 나타났다.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이전에는 적게는 85%에서 많게는 90% 선에서 주문이 마감됐지만 시행 이후에는 주문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2% 뛰었다. 라면(60% 증가)과 통조림류(50.6%↑)가 가장 많이 팔렸고 뒤를 이어 쌀(40.7%), 즉석밥(31.4%) 등이 증가했다.
오픈마켓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픈마켓인 G마켓이 12월 셋 주째인 지난 19~20일 이틀간 생필품 판매 수량을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인 지난해 같은 기간(작년 12월 21~22일)보다 식품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품목은 쌀로 전주 대비 91% 증가했다. 생수는 88%, 라면 75% 뛰었고 즉석밥과 화장지는 각각 43%, 14% 판매량이 늘었다. G마켓 관계자는 "올해는 온라인몰의 생필품 및 식료품 판매가 꾸준히 성장해 왔다"며 "비대면으로 쉽고 간편하게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통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로 3차까지 반복된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학습효과와 '장보기 시장' 확대를 꼽았다.
앞서 올해 초 대구·경북 지역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던 1차 코로나 대유행 때에는 온라인몰에서 생필품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조기 품절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한 바 있다.
실제 지난 1월 28일 쿠팡 로켓배송(새벽배송) 하루 주문량은 330만건으로 치솟았다. 하루 주문량으로 따지면 역대 최고치였다. 쿠팡의 지난해 하루 최고 주문량은 170만건에 그친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 공포감이 확산하자 하루 주문량이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차 코로나 유행 때는 온라인몰 중심으로 품절 사태가 발생했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학습효과로 인해 사재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온라인몰 장보기 시장이 커지고 당일 배달서비스가 자리잡으면서 언제든지 생필품을 살 수 있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사재기는 예를 들어 한 고객이 한꺼번에 라면 묶음 상품 수십개를 구매해 재고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는 상품 1~2개 더 산다고 보면 된다. 코로나 유행 초기 때 빈번하게 발생했던 온라인몰 조기 품절사태도 지금은 편차가 있긴 하지만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거리두기가 3차로 격상되더라도 '사재기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부가 3단계 상향 시 대형마트에서도 생필품 판매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3단계 때도 대형마트와 편의점·온라인몰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생필품 재고 부족으로 인한 사재기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각 업체들도 3단계 격상에 대비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nrd8120@newspim.com